[마부작침] 초미세먼지와 함께 한 4년…열흘 중 하루는 '비상조치' 수준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작성 2019.04.04 09:0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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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마부작침] 초미세먼지와 함께 한 4년…열흘 중 하루는 비상조치 수준
2017년 12월 30일.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일대에 사상 첫 고농도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이날 서울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95(㎍/㎥), 경기는 100, 인천은 81로 기록됐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80여 개 먼지 발생사업장과 500여 개 건설공사장에서 조업을 단축하고 저감조치를 실시했다. 이후 서울에만 2018년에 6번, 2019년 들어서는 3월 7일까지 12번이나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졌다.
관련 사진초미세먼지 농도를 공식 측정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측정 수치를 보면 수도권보다 더 높았던 지역이 적지 않았다. 2015년엔 전북(35.2), 충남(31.8), 충북(31.0) 순으로 높았고, 2016년은 전북(30.9), 강원(27.8), 충북(27.7), 2017년 전북(28.6), 충북(27.9), 경기(26.9), 2018년 충북(27.1), 전북(25.0), 경기(25.0)가 수위를 차지했다.(이상 단위 ㎍/㎥) 그럼에도 비상저감조치 발령은 수도권부터였다.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고 미세먼지 배출원도 더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7년 2월부터 가능했던 수도권과 달리 비수도권 지역은 2년 뒤인 지난 2월 15일부터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개정 미세먼지 특별법 발효)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2015년 이후 전국 초미세먼지 농도 측정자료 4년 치를 분석했다. 분석을 토대로 먼저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에 해당하는 날이 4년간 며칠이나 됐는지 분류해 봤다. 이를 통해 정부나 언론, 시민 모두 잘 몰랐으나 지난 4년간 우리가 겪어온 초미세먼지가 얼마만큼 심각한 것이었는지 살펴보고자 했다. 

전국 17개 시도 모두에 해당하는 비상저감조치 발령 근거 법령이 시행되기 전까지, 즉, 2015년 1월 1일부터 2019년 2월 14일까지 1,506일이 분석 기간이다.(발령 기준에서 다음날의 예측 값은 확인할 수 없어 측정값으로 대신했다.)

현재 정부가 발표하는 초미세먼지 농도는 거주 지역 중심의 '도시대기 측정소' 수치만을 기준으로 한다. <마부작침>은 자료의 신뢰도를 더 높이기 위해, 초미세먼지를 포집하는 대기오염측정망의 모든 측정소(도시대기 측정소 외에 교외대기, 국가배경농도, 도로변대기, 집중, 광화학오염물질 측정소)를 대상으로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분석했다.

● 4년 간 비상조치 수준이었던 '145일'…전북 77일로 최다
관련 사진분석기간 1,506일 중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조건을 충족했던 날은 모두 '145일'로 나타났다. 9.6%, 지난 4년 간 열흘 중 하루 꼴로 '비상조치'가 필요한 수준이었던 것이다.(전국 17개 광역시도 중에 1곳 이상 발령 기준을 넘어서면 1일로 반영했다.)

권역별로 보면 전북이 가장 많아 77일로 나타났고 충북 75일, 경기 50일, 충남 45일, 인천 41일 순이었다. 서울은 31일로 여섯 번째로 많았다. 대개 서해 인접 지역일수록 기준을 넘어선 날이 많았다. 반면 경남이 8일로 가장 적었고, 제주와 세종이 12일, 부산과 전남 16일 순으로 적었다.

2015년 10월. 지난해까지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최고 농도 기록을 갖고 있던 달이다.(2019년에 그 기록이 깨졌다.) 월별로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을 넘어선 날이 얼마나 되는지 세어보니, 2015년 10월에 특히 몰려 있었다. 충북 13, 충남 12, 전북 9, 인천 9, 대전 9, 광주 7, 전남 4일이다.
관련 사진시군구에서는 전북 익산시가 전국 1위였다. 발령 기준을 넘어선 날이 153일이나 됐다. 가장 집중됐던 달은 2017년 3월이다. 한 달의 절반인 15일이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을 넘어섰다. 142일인 강원 원주시가 다음을 차지했고 이중 13일이 2017년 1월에 몰려 있었다. 충북 청주시(109일), 경기 의정부시(100일), 경기 김포시, 여주시(82일) 순으로 기준을 넘어선 날들이 많았다.

반면 발령 기준을 넘어선 날이 극히 적었던 시군구는 강원도 5곳과 경남 2곳이다. 1,506일 중 단 하루뿐이었다. 강원도 고성군, 삼척시, 속초시, 양구군, 정선군, 그리고 경남 밀양시와 사천시 시민들은 상대적으로 초미세먼지를 덜 마시고 살았다고 볼 수 있다.

● 초미세먼지 '나쁨' 지속시간, 4년 새 10시간 늘었다

<마부작침>은 4년 간 초미세먼지 농도의 변화를 좀 더 정밀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나쁨' 농도 지속시간을 따져봤다. 1년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1분기(1~3월)에, '나쁨' 이상이 몇 시간 연속 발생했는지를 분석했다. 환경부는 초미세먼지 농도 35(㎍/㎥)를 초과하면 '나쁨'이라고 본다. 광역지자체 권역별로 매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계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2시간 이상 지속된 경우를 골라내는 과정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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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서울. 2015년 1분기에는 '나쁨' 이상의 평균 지속시간이 12.1시간이었다. 2015년 1월에서 3월 사이에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이상이 되면 그 상태가 대체로 12시간가량 이어졌다는 의미다. 그런데 2018년 1분기엔 평균 지속시간 20.5시간, 8시간이나 늘어났다. 1월~3월 '나쁨' 이상에 해당하는 고농도 초미세먼지 상황이 시작되면 평균 20시간 정도 유지된다는 것이다.

경기는 2015년 1분기에 '나쁨' 이상 지속시간이 17.7시간으로 전국 권역 중 가장 길었다. 2018년 1분기에도 25.1시간으로 전국 최장 지속시간을 기록했다. 초미세먼지 '나쁨' 이상 지속시간이 2018년 1분기에 20시간을 넘긴 광역단체는 경기(25.1)와, 인천(22.3), 충북(21.3), 서울(20.5) 4곳이었다. 전국 평균은 2015년 1분기 16.2시간에서 2018년 1분기 26.5시간으로 10시간이나 늘었다.

1분기 '최악의 농도', 즉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았을 때 수치인 최대 값도 매년 증가했다. 전국 평균은 2015년 1분기 95.4에서 2018년 1분기 102.0으로 소폭 늘어났지만 서울은 2015년 95.5에서 2018년 149.9로 50% 넘게 증가했다. 경기 또한 100.5에서 153,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2018년 1분기 최악의 농도가 가장 높았던 건 충북, 무려 177.0으로 나타났다.(이상 단위 ㎍/㎥)
관련 사진▶고농도 초미세먼지 분석 데이터 전체보기 ☞ http://bit.ly/2Uh9wUE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 자체는 해마다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마부작침> 분석에 따르면, 연중 가장 심각한 시기에 전보다 더 독하고 오래가는 초미세먼지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보다 대기 질이 나빠졌다고 느끼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김학휘 기자 (hwi@sbs.co.kr)
안혜민 기자·분석가 (hyemin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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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박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