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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여파…폐교당한 학교 3000개 넘어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3월 28일 (목)
■ 대담 : 이범 교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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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부산서도 초등학교 폐교…서울·광역시에도 폐교 늘어나
- 서울 내에서도 학생 수 편차 심해…서 초구·강남구는 학생 수 증가
- 개교한지 25년밖에 안된 공진중, 학생 수 부족으로 내년에 폐교
- 출생률 저하로 인한 폐교,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
- 교사 당 학생 수는 OECD 평균과 비슷, 학급당 학생 수는 OECD 평균과 격차 있어
- 아이들 수보다 교원 수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


▷ 김성준/진행자:

"학생 수가 너무 줄어들어서 폐교를 한다." 이게 아주 시골의 작은 학교들 얘기로만 알고 있었는데. 더 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해 이미 서울 은평구의 은혜초등학교가 폐교를 한 데 이어서 내년에 또 서울에 문을 닫는 학교들이 생겨난다고 합니다. 저출생 문제가 원인입니다. 교육전문가 연결해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이범 교육평론가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범 교육평론가: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서울 한복판에서도 폐교가 벌어진다는 게 참 놀라운데요. 굉장히 심각한 모양이죠?

▶ 이범 교육평론가:

그렇죠. 여태까지 전국적으로 폐교 당한 학교가 3,000개가 넘었는데요.
인구가 감소한 농촌 지역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농촌 인구가 꾸준히 줄어왔기 때문에 주로 농촌 지역에 폐교가 나타났는데. 최근 들어서 도시 지역, 심지어 광역시나 서울 같은 지역에서도 폐교가 나타나고 있는 거죠. 서울 강서구에 있는 염강초등학교가 내년 2월에 폐교가 예정되어 있고요. 또 같은 강서구에 있는 공진중학교도 내년 2월에 폐교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또 광역시인 부산 같은 경우에도 사하구의 감정초등학교가 올해 3월 1일자로 이미 폐교가 됐고요. 이런 식으로 광역시나 서울 지역에도 폐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아까 말씀하신 대로 벌써 전국에 3,000개 학교가 폐교 됐는데 대부분 시골 지역이었다. 이것은 사실은 이농 현상, 도시로 인구가 몰려드는 현상의 결과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사실은 서울과 부산 같은 대도시에서 폐교라는 것은 명백하게 저출생 문제가 원인이겠네요.

▶ 이범 교육평론가:

그런데 이것도 들여다보면 재밌는 것이. 광역시나 서울의 폐교 상황도 보면 일반인들은 별로 체감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같은 시 내에서도 지역별로 편차가 굉장히 심해요. 예를 들어서 2017년에서 2020년 사이에 서울 지역 초등학생 수를 자치구 별로 보면요. 서울시내 25개 자치구가 있는데 그 중에서 초등학생 수가 그 기간 동안 줄어든 구는 5개밖에 안 되고요. 무려 20개 구는 오히려 학생 수가 늘어납니다. 특히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서초구, 강남구 이런 지역은 오히려 학급당 학생 수가 늘고 있어요.

그런데 같은 서울 지역이라 할지라도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지역, 이런 곳을 중심으로 폐교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고요. 앞으로 도시 지역 폐교가 굉장히 심해질 겁니다. 왜냐하면 지금 중학생부터 유치원생 정도까지는 한 해당 태어난 아이의 숫자가 40만 명 중반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2015년까지 유지가 되다가 2016년에 40만, 2017년에 35만, 2018년에 32만. 2016년부터 우리나라 전체에서 1년간 출생한 아이의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 김성준/진행자:

올해 잘못하면 30만을 밑으로 돌겠네요.

▶ 이범 교육평론가:

그런 얘기들이 돌고 있죠. 그래서 한 2016년 정도가 초등학교 들어올 무렵부터 전국적으로 초등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이 예측되고요. 그러면 도시 지역 폐교도 당연히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지금 중학생 아이들과 이번에 태어나는 아이들과 한 12~13년 격차를 사이에 두고 비교를 해보면 거의 50% 정도가 줄어드는 거네요.

▶ 이범 교육평론가:

우리가 출생률에 대한 기사를 많이 보게 되는데,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출생수입니다. 가임기 여성의 숫자에 따라서 출생률이 낮다 하더라도 여성 수가 많으면 많이 태어나는 것이고, 그 역의 경우도 생기는 것인데요. 얼마 전, 1,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고등학교 졸업자가 60만이 넘었거든요. 60만 밑으로 떨어졌고요. 지금 중3 정도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 쯤 되면 고졸자가 45만 정도가 됩니다. 지금 중3부터 유치원생 정도까지는 한 학년 당 학생 수가 40만대 중반 정도에서 왔다 갔다 해요. 그러다가 2016년부터 급속도로 떨어지는 것이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지금 그래도 중학교까지는 45만 정도가 유지된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서울 공진중학교인가요? 거기는 중학교인데도 신입생을 올해 안 받았다고 하는데 이건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 이범 교육평론가:

놀라운 게 공진중이 개교한 지 25년밖에 안 된 학교입니다. 93년에 개교했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그 당시 93년의 인구 수요를 맞춰서 개교한 것 아니겠습니까?

▶ 이범 교육평론가:

당연히 그런 것이고요.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출생률이 급속도로 낮아진 것이 IMF 외환위기인 2000년대 초부터거든요. 93년에 개교할 때는 그 정도로 출생률이 급격히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을 못하고 굉장히 넉넉하게 학교를 더 짓자. 이런 식으로 지은 것인데. 그러다 보니까 서울시내 전체적으로 모두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예상보다 빨리 학생 수가 줄어든. 이런 지역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 김성준/진행자:

비교적 젊은 부부가 많이 사는 지역이 아무래도 영향을 더 받을 가능성이 높겠네요.

▶ 이범 교육평론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강서구의 공진중학교와 염강초등학교는 모두 어떤 특징이 있냐면 한강변에 있는 학교들입니다. 한강 쪽으로는 인구가 늘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주변에 재개발 등이 진행되면서 인구 밀도가 달라지게 되면 어떤 특정 학교는 학생 수가 급속히 줄어드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자기가 다니던 학교가 폐교하고 중간에 한꺼번에 전학을 가야 되고 이러면. 참 감수성 예민한 아이들이 영향을 많이 받을 것 같은데요.

▶ 이범 교육평론가:

그렇죠. 가장 큰 피해자는 당연히 학생이고요. 그리고 그 학생들의 학부모겠죠. 아까 말씀드린 공진중학교의 경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작년에 1학년이 입학을 했습니다. 입학을 했는데 그러고 나서 폐교가 결정되는 바람에. 입학한 학생들이 2학년 올라가기 전에 다 전학을 갔어요. 그러니까 지금 남아있는 것은 올해 3학년에 올라가는 학생들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학생들이 내년 2월에 졸업을 하면 학교가 없어지는 거죠. 그러면 애꿎게 학교에 들어왔다가 중간에 전학한 학생들은. 전학을 하다 보면 환경이 바뀌다 보니까 스트레스도 받게 되고, 또 학부모님들은 왕따라든지 이런 것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하시거든요. 염강초등학교의 경우도 그렇고 이렇게 폐교로 인해서 중간에 전학 가야 되는 학생들이 생기는 경우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을 하게 되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아까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구마다 다르다고 말씀하셨는데. 강남, 서초가 아무래도 많을 것이고 지금 폐교가 된 학교들은 적을 것이고. 지금 평균적으로 보면 몇 명 정도 됩니까?

▶ 이범 교육평론가:

우리나라 학생 수를 OECD 평균으로 비교하는데요. 주의하실 게 교사 당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가 다릅니다.

▷ 김성준/진행자:

좀 구분해서 봐야겠죠.

▶ 이범 교육평론가:

교사 당 학생 수를 보면 지금 초중고 모두 우리나라 교사 당 학생 수가 OECD 평균과 아주 비슷합니다. 1명 정도 차이밖에 안 나요. 그런데 학급 당 학생 수를 보면 아직 OECD 평균과 격차가 꽤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학교의 경우 OECD 학급 당 학생 수가 평균 23명인데요. 우리나라는 아직은 28명, 한 5명 차이가 나고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차이가 납니다. 왜 그러냐면 우리나라 교사들 중에서는 수업을 하지 않는 교사들이 꽤 있어요. 대표적으로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은 수업을 안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선진국에서는 꽤 합니다. 그 분들, 또 진료교사나 보건교사 등 수업을 하기는 하지만 적게 하는 교사들이 우리나라에는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결국 교사 당 학생 수로 보면 OECD 평균과 비슷한데. 학급 당 학생 수로 보면 아직 OECD 평균과 격차가 있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죠.

▷ 김성준/진행자:

그 말씀은. 지금 교사 당 학생 수가 많다는 것은 교사는 많은데, 교사라는 직책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많은데. 그 중에서 직접적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생들을 돌보고, 가르치고, 수업을 진행하고, 또 학생들 인성을 키우는데 계속 지켜볼 수 있는 선생님들 숫자가 부족하다는 말씀이시네요?

▶ 이범 교육평론가:

부족이라고까지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상대적으로 그 숫자가 적은 것은 맞고요.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 교원 숫자, 즉 교사 숫자를 보면 초·중·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최근에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유치원 교사. 유치원은 아직 다니지 않다가 시대가 변화하면서 유치원을 다니게 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유치원 교사는 매년 2%에서 5% 사이 증가하고 있고요. 그런데 초·중·고등학교 교사 수는 거의 일정한 상태고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2016년생 정도가 초등학교에 들어오는 이 시기부터는 학생 수가 다시 급격히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이 정도 교사 수로 계속 유지하면 몇 년 지나면 학급당 학생 수도 OECD 평균과 비슷해지지 않겠느냐. 이런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2016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올 때쯤. 이제 공교육 체계도 이런 저출생 시대에 많이 바뀌어야 되겠네요.

▶ 이범 교육평론가:

그렇죠. 일각에서는 학생 수가 줄어드니까 대학 입시 열기도 낮아지지 않겠느냐. 이런 예측을 하시는데. 사실 이것은 한 등급이라도 더 위에 있는 대학을 가기 위해서 경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학생 1인당 사교육비라든지 대학 입학 경쟁이라든지. 이게 그다지 줄어들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런 예측은 사실 쉽게 실현되기는 어렵고요. 다만 어쨌든 학생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공교육에서 비교적 여유롭게 학생들을 돌볼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서 훨씬 다양한 교육, 수평적으로도 또 수준 상으로도 다양한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이런 변화가 필요하겠죠.

▷ 김성준/진행자:

네.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범 교육평론가: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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