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항공기 추락 직전 기장의 다급한 교신내용 공개

권태훈 기자 rhorse@sbs.co.kr

작성 2019.03.15 10:20 수정 2019.03.15 10: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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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브레이크…회항을 요청한다"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 추락 직전 기장은 이렇게 다급한 목소리로 관제사에게 공항으로 접근하던 2대의 다른 비행기를 우회시킬 것을 요청했습니다.

추락사고로 전원 사망한 승객과 승무원 157명을 태운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여객기가 지난 10일 (이하 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의 볼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지 3분 만이었습니다.

이어 기장은 더 절박한 목소리로 "착륙을 위한 벡터 (레이더 등을 이용한 항공기 유도)를 요청한다"고 했습니다.

당시 관제사들도 막 이륙한 보잉사의 최신기종 (737 맥스 8)이 수백 피트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알아챘습니다.

하지만 조처를 할 틈도 없이 여객기는 이륙 5분 만에 관제실과 교신이 완전히 끊겼다는 게 사고기 기장과 관제사 간의 마지막 교신 내용을 검토한 인사의 전언이라고 뉴욕타임스 (NYT)가 14일 보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인사는 "기장은 이륙 1분 이내에 조종상의 문제를 차분한 목소리로 보고했는데, 레이더 정보를 보면 당시 항공기는 최저 안전 고도 아래에서 상승 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륙 후 2분 이내에 사고기는 안전 고도에 진입했고 기장은 1만4천 피트까지 계속 고도를 올리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후 관제사들은 비행기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상황을 목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인사는 이어 "이때 관제사들은 비행기의 움직임에 놀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놀란 관제사들은 안전을 위해 때마침 공항으로 접근 중이던 2대의 다른 항공기에 고도 유지 지시를 내렸으며, 이후 사고기 기장이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회항을 요청했습니다.

이는 문제의 항공기가 이륙한 지 불과 3분이 지난 시점이었는데, 당시 사고기의 속도는 안전선을 훨씬 웃돌았다는 게 이 인사의 설명입니다.

관제사의 회항 승인 이후 사고기는 오른쪽으로 선회하며 고도를 높였고, 잠시 후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된 군사지역 상공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사고기의 속도가 과도하게 빨랐다는 것은 이미 조종사들 사이에서도 이미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입니다.

조종사들은 항공기 경로추적 사이트 등에서 제공하는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당시 사고기가 표준적인 비행 상황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비행했다고 지적하고 왜 그런 상황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왔습니다.

과거 737기종을 경험한 조종사이자 항공안전 컨설턴트인 존 콕스는 "사고기에서 가장 비정상적이었던 것은 속도였다. 너무 빨랐다"며 "왜 그런 상황이 벌어졌는지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앞서 에티오피아항공 관계자들은 사고기 이륙 직후 승무원들이 조종 (flight control)과 관련된 문제를 관제사에게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마지막 교신에서도 이륙 초기 조종사의 조종 문제 보고가 확인됐는데, 이는 안 전선을 웃도는 항공기 속도와 함께 향후 추락원인 조사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사고 직후 항공 업계에서는 이번 추락사고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동일 기종 추락사고의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일었고, 결국 이런 의혹 속에 '737 맥스 8' 기종의 운항 금지 조처가 이어졌습니다.

당국은 아직 조사가 초기 단계여서 아직 사고원인에 대한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회수한 블랙박스를 프랑스로 보내 본격적인 추락원인 등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