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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달릴 수 있다더니 '끼익'…갑자기 멈춘 전기차에 사고

<앵커>

운전하는 분들은 기름이 떨어져서 계기판에 빨간 불 들어온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불 들어오고도 웬만큼은 그래도 운전이 되죠. 그런데 점점 많이 팔리고 있는 전기차는 계기판 신호만 믿고 있다가 큰일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서버릴 수 있다는 겁니다.

박찬근 기자가 이런 일을 겪은 운전자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언덕을 오르던 차량의 속도가 갑자기 줄더니 차체가 뒤로 밀리기 시작합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운전자가 급히 핸들을 돌려보고 뒤따르던 차와 충돌을 피하려다 결국 벽을 들이받고 맙니다.

사고가 일어난 건 지난달 4일 낮.

차량은 지난해 6월 출고된 새 전기차였습니다.

사고 당시 전기차 충전소는 불과 50m 정도 거리에 있었고 운전석 계기판엔 9km를 더 주행할 수 있다고 표시됐는데도 오르막길에서 갑자기 가속 페달이 듣지 않았다는 겁니다.

[곽 모 씨/사고 전기차 운전자 : 엄청 놀랐죠. 만약에 대형차들이 막 왔다 갔다 했으면 저는 진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겠구나, 그런 생각도….]

제조사의 서비스센터를 갔더니 복잡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차량제조사 서비스센터 직원 :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을 때와 확 밟을 때 전기 부하가 달라질 것이고요. 과부하가 걸리면 모터가 작동 안 된다고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차량 배터리의 남은 전력이 3% 정도로 낮았는데 이런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세게 밟으면 출력이 갑자기 제한될 수 있다는 겁니다.

결국 가속 페달을 살살 밟았어야 한다는 겁니다.

[곽 모 씨/사고 전기차 운전자 : (차가 멈출 것을) 예상했으면 제가 그냥 그렇게 오지 않았겠죠. (충전소까지) 충분히 갈 수 있다 라고 생각을 했어요.]

차량 사용설명서에는 "배터리 잔량이 낮아 파워가 제한된다는 경고문구가 나오면 급가속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 나올 뿐 어떤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지와 대처요령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차량 제조사 측은 계기판의 남은 주행거리는 조건에 따라 다르게 표시될 수 있다며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면 사고를 피했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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