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심상치 않은 미세먼지…봄에도 고농도, 3월이 최대 고비

공항진 기상전문기자 zero@sbs.co.kr

작성 2019.02.22 17:05 수정 2019.02.22 17:2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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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심상치 않은 미세먼지…봄에도 고농도, 3월이 최대 고비
정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오후입니다. 뿌옇게 낀 안개에 섞인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때문에 눈앞이 갑갑한 것은 물론 숨을 쉬는 것도 불편합니다. 맑고 깨끗한 대기를 찾아 정말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

문제는 이번에 찾아온 고농도 미세먼지가 쉽게 물러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비가 많이 내려 미세먼지가 모두 빗물에 씻기거나, 찬 바람이 강하게 불어 미세먼지를 몰아내야 하는데 당분간 비다운 비 소식이나 강한 추위 소식은 들리지 않습니다.

이 고농도 미세먼지가 봄까지 이어져 우리를 괴롭힐 가능성이 크다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서울의 경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계절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했더니 사계절 가운데 봄과 겨울이 가장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봄과 겨울 모두 평균 농도가 28㎍/㎥이었는데, 여름과 가을 20㎍/㎥에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사진=연합뉴스)이번에는 같은 기간 서울에서 관측된 초미세먼지 농도를 월별로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가장 농도가 높은 달은 3월로 나타났습니다. 한 달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34㎍/㎥을 기록했는데, 2위인 1월의 29㎍/㎥을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1월 다음은 12월과 2월로 평균 농도가 28㎍/㎥로 나타났습니다.

평균 농도만 높은 것이 아니라 '나쁨' 상태를 보인 날도 3월이 가장 많았습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에서 기록한 '나쁨' 일수는 평균 14일로, 2위권인 12월과 2월의 8일보다 거의 두 배가량 많았습니다. 특히 2017년 3월은 18일 동안이나 '나쁨' 상태를 보여 가장 답답한 한 달로 기록됐습니다.

지난 기록은 물론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기상청이 오늘 봄철 기상 전망을 내놓았는데 미세먼지를 몰아낼 시원한 소식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봄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커서 미세먼지가 더 많아지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황사 전망도 회의적입니다. 황사가 발원하는 중국 북동부가 건조해질 가능성이 커서 황사 발생이 쉽고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사이에 황사가 나타나는 날은 평년 기록인 5.4일보다 많겠다는 전망입니다.
미세먼지 비상최근 10년 동안의 기록을 보면 3월 황사일수가 1.9일로 가장 많았고, 5월의 1.6일과 4월의 0.8일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이 역시 3월이 가장 수치가 높은데요, 이래저래 3월 한 달은 고농도 미세먼지 위력이 가장 거센 달이어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나마 긍정적인 소식은 3월과 4월은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입니다. 지역적인 편차가 크겠지만 전망대로 많은 비가 내려준다면 초미세먼지를 잠시라도 씻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5월에는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3월의 꽃샘추위와 4월의 기습 추위 소식도 한가닥 기대를 갖게 합니다. 3월에 일시적으로 대륙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서 기온이 크게 내려갈 가능성이 크고, 4월에도 일시적으로 상층 한기가 영향을 주면서 공기 순환이 원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초미세먼지는 우리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미세먼지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이지만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죠. 산업 활동을 멈출 수도 없고 석탄연료를 안 쓸 수도 없고 차를 타고 다니지 않을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우리만 줄인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봄철이 지나면 여름에는 공기가 깨끗해집니다. 폭염이 초미세먼지 대신 새로운 걱정거리로 다가서겠지만, 지금 같아서는 여름이 빨리 와서 깨끗해진 공기를 마음껏 호흡해 봤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