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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폭력 예방 영상' 입수…'비밀 보장' 가능?

현실과 동떨어진 성폭력 예방법

<앵커>

조재범 전 코치 성폭력 의혹, 경찰이 특별수사팀을 꾸려서 집중적으로 파고 있습니다. 오늘(13일)까지 범행이 있었다고 지목된 곳들을 다 찾아가서 확인을 했고요. 압수한 휴대전화에서 문자라든가 기록들을 복원하고 있는데 이 전화에 담긴 기록과 현장 상황, 심석희 선수의 주장이 맞아들어가는 부분을 찾고 있습니다. 동시에 체육계에 구조적인 문제는 저희 같은 언론이 계속 지적을 해야겠죠. 이런 일을 가장 앞장서서 막아야 될 대한체육회가 폭력 예방 영상물이 있는데, 오늘은 이걸 좀 짚어보겠습니다.

영상 보고 이경원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죠.

<기자>

[다른 선수에게 성적 굴욕감, 혐오감을 주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

대한체육회가 체육계의 폭력과 성폭력을 예방하겠다며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보여주려고 만든 영상물입니다.

지도자나 선배가 감정이 폭발하기 전에 조절하는 법도 있고

[대한체육회 영상 : 이렇게 심호흡을 하면 감정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폭력을 당한 후배가 대처하는 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제대로 모르는 내용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특히, 신고자 보호도 못 하면서 4번이나 비밀 유지해 준다고 반복하면서 신고를 강조했습니다.

[(대한체육회 권익센터 맞죠? 저랑 친구랑 선배한테 맞았거든요?) 상담 내용 및 신고 사항은 철저히 비밀로 유지되므로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리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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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Q. "신고하면 비밀 보장" 가능한가?

[이경원 기자 : 그 말 믿는 체육인 거의 없을 겁니다. 선수가 폭력 혹은 성폭력을 당하면 대한체육회 클린 스포츠센터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신고할 때 서류 작성해야겠죠? 제가 들고 있는 게 신고서 양식입니다. 인적사항, 사실 관계 다 적게 돼 있죠? 물론 이건 당연히 적어야 합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그러면 대한체육회에서 조사하느냐 아닙니다. 대부분 그 피해 선수가 소속된 종목 단체로 사건을 내려보냅니다. 빙상이면 빙상연맹, 축구면 축구협회, 이런 식이죠. 그러면 인적사항이 적힌 이 신고서의 내용도 당연히 같이 넘어가겠죠? 체육계는 종목별로 선후배가 촘촘히 엮여 있으니 소문나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정용철/서강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 : 오히려 가해자 쪽에 언질을 주고 준비를 좀 하고 좀 조심해라 이런 식으로 미리 돌아가는 이런 관행들이 있어서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하는 경우는 대개 실패한 경우가 많아요.]

[이경원 기자 : 지금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을 앞다퉈 발의하고 있는데, 이번만큼은 용두사미가 반복되는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Q. 체육계 지도자 성 인식은?

[이경원 기자 : 체육계 지도자를 상대로 한 성폭력 인식 조사 결과 보시죠. 노출이 심한 옷을 입어 성폭력이 일어난다. 이 항목에 지도자의 27.8%나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성폭력의 원인을 여성으로 돌리는 인식이 아직도 깔려 있는 겁니다. 피해자도 문제가 있다는 항목에 21.7%가 '예'라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다들 겉으로는 폭력, 성폭력 나쁘다, 이렇게 말하고는 있지만, 암묵적으로는 이걸 정당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Q. 신고자 보호, 대안은?

[이경원 기자 : 쉽게 생각하면 됩니다. 고양이한테 생선 맡기지 말자는 겁니다. 즉, 신고 처리를 철저히 외부 기관에 맡기자는 대안인데 이것도 사실 지긋지긋하게 나왔었습니다. 스포츠 윤리 센터라고 가칭의 기관도 있고요. 그런데 일 터지면 나오다가 조용해지면 쑥 들어가 버려요. 지금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앞다퉈 발의되고 있는데 이번만큼은 용두사미의 반복을 끊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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