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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에 유기견 보낸 단체, 멀쩡한 개 '수백 마리 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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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에 있는 강아지. 지금 청와대에서 살고 있는 이 강아지의 이름이 토리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갈 때 한 동물 보호단체가 선물한 겁니다. 농장이나 투견장에서 학대받는 개들을 구조해서 새 삶을 찾아주는 케어라는 이름의 단체였는데, 고통받는 강아지들을 도와주는 줄 알았던 이 단체의 대표가 그동안 구조했던 개 수백 마리를 안락사시켰다는 내부 직원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현장 리포트 '거침없이 간다',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사 내용>

비좁은 우리에 갇힌 채 말라비틀어진 음식을 핥는 개들.

개들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경기도 남양주의 한 개 농장에 사람들이 들이닥칩니다.

[개농장 주인 : 이게 애완용이고 저게 식용견이야. (식용 개가 어디있어요, 따로!)]

지난해 7월 동물권단체 '케어'가 연예인 홍보대사와 함께 학대받는 개 230여 마리를 구출하는 장면입니다.

[어머 어떡해 어떡해….]

구조 활동이 알려지면서 3천만 원이 모금되기도 했습니다.

그럼 구출된 개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구조된 개들이 지내고 있다는 '케어'의 한 보호소를 찾아가봤습니다.

지난 3년간 동물관리를 총괄했던 간부가 뜻밖의 말을 꺼냅니다.

['케어' 간부 : 안락사가 많이 돼서 개체 수가 많이 비기 때문에 숫자를 채우기 위해 덮으려고 (하고 있어요).]

구조된 개 중 50여 마리가 도살됐다는 증언으로 이어집니다.

['케어' 간부 : 멀쩡해도 들어온 지 오래됐고 결연 후원자가 없다는 이유로 눈에 안 띄고 하니까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걔들을 선정해서 보낼 (안락사할) 수밖에 없었어요. 살 수도 있는데 안락사한 게 55마리예요.]

멀쩡한 개들을 동물병원에서 집단 안락사한 뒤 환경업체를 통해 폐기했다는 겁니다.

박소연 대표가 직접 지시했다며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박소연/'케어' 대표 (회원과 통화) : 치료비가 폭탄이 아마 나올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좀 웬만한 애들은 보내고 (안락사하고). 개 농장에서 데리고 온 애들도 거기서 죽느니 안락사 시키고자 데려온 거라. 입양이네 뭐 애 들 아파서 죽었다느니 이런 식으로…]

지난해 6월부터 두 달간 환경업체가 케어 측에 발행한 세금계산서. 1천300만 원이 바로 개들의 사체 처리비라고 제보자는 주장합니다.

구조 실적을 높이려고 대규모로 개들을 구조했는데 이후 비용이 감당 안 돼 안락사를 시킨 거라고 털어놨습니다.

['케어' 간부 : 시설이나 이런 건 준비가 안 돼 있고. 쫓겨 다니는 상태에서 계속 무리한 구조가 이뤄진 거예요.]

이렇게 해서 안락사한 개들은 지난 3년여간 수백 마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케어' 간부 : 제가 차에 보통 많이는 세 마리 두 마리 이렇게. 저희 협회에 있는 차로 한 7마리 이상 해가지고 안락사한 적도 있어요.]

안락사를 지시한 데 이어 입단속도 해 왔습니다.

[박소연/'케어' 대표 (회원과 통화) : 한 세 마리만 어서 좀 비슷한 애를 찾아봐야 될 거 같아. 일단 지금 데리고 있는 애 사진을 주시면 비슷한 애를 한 번 찾아볼게요.]

케어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11일 오후 돌연 입장문을 내고, 이제 사회적으로 안락사를 논의할 때라며 뒤늦게 안락사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박소연/'케어' 대표 : 전체 동물의 복지를 위해 아픈 상황, 적응하기 어려운 상황, 전염병이 번지는 상황 (에서만 안락사를 했습니다.) 기준이 없다는 거에는 동의할 수 없고요. 모금 때문에 구조한다? 정말 그건 너무 어리석은 왜곡된 말이고요.]

박 대표는 안락사는 2011년 중단됐다가 2015년부터 다시 시작됐고, 마릿수는 알지 못하다면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안락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케어 내부 구성원들이 꾸린 비상대책위원회와 다른 동물보호단체들은 12일 암암리에 이뤄진 안락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낼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이소영, VJ : 정영삼, 화면제공 : 유튜브 케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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