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범, 피해 알리지 못하게 감시·협박"…'팬 편지'에 용기

정경윤 기자 rousily@sbs.co.kr

작성 2019.01.08 20:14 수정 2019.01.09 11: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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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심석희 선수는 어린 나이에 이런 일을 겪으면서 그 누구에게도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성적을 위해서라는 명목 아래 지도자의 말이라면 법처럼 따르게 만드는 훈련 방식과 밖에는 알리지 말라는 협박과 감시 때문에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때문에 심석희 선수가 이 내용을 알리고 수사를 의뢰하기까지는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저희가 심 선수의 변호인을 통해서 그 배경을 들어봤습니다.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심석희 선수는 조재범 전 코치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러 왔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코치를 맡아 자기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도록 만들었다는 겁니다.

만 6살 때부터 시작해 무차별적인 폭행에 시달렸고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조 전 코치가 주변에 알리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협박하는 등 자신을 옥죄어 왔다고도 말했습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는커녕 앞으로 선수 생활을 못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가족에게조차 얘기를 꺼내지 못한 겁니다.

심 선수의 마음을 바꾼 건 팬으로부터 온 편지였습니다.

[조은/심석희 변호인 : (한 팬이) 심 선수가 심하게 폭행을 당했음에도 올림픽이든 그 이후에든 선수 생활 열심히 하는 걸 보여주는 게 자기한테는 너무 큰 힘이 됐다면서 고백을 하는 편지를 주셨는데, 자기로 인해서 누가 힘을 낸다는 걸 보고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저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심 선수는 이번 폭로로 조재범 전 코치가 엄한 처벌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피해자가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스포츠계에도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는 게 심 선수의 입장입니다.

[조은/심석희 변호인 : 작년에 미투 운동이 일어나면서 피해자들이 더 이상 꼬리표를 걱정하지 않고 얘기할 수 있었던 것들… 좀 늦었지만, 선수 본인에게는 자기가 이렇게 용기를 내서 얘기함으로써 어딘가에 있을 다른 피해자들도 더 용기 내서 앞으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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