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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美 연준 "2030세대, 아버지·할아버지 세대보다 가난"

미국에서는 밀레니엄 세대가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래 레스토랑 등 요식업부터 주택 시장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소비가 부진하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美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답을 내놨습니다. 지난달에 발표된 연구(Are Millennials Different? by Christopher Kurz, Geng Li, and Daniel J. Vine, Federal Reserve Board)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는 같은 나이 때 부모 세대보다 수입과 자산, 부가 적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쇼핑 (사진=픽사베이)
 이 연구는 밀레니엄 세대(Millennials, 1981년~1997년 출생)와 X세대(Generation X, 1965년~1980년생), 베이비붐 세대 (Baby Boomers, 2차 세계대전 이후 1946년~1964년생), 침묵 세대 (The Silent Generation, 1928년~1945년생), 위대한 세대 (The Greatest Generation, 1915년~1927년생, 이 세대는 대공황의 여파 속에서 성장해서 제2차 세계 대전을 겪고 이후 미국의 전후 부흥을 이끌어 냈다)를 비교했습니다.

연구자들이 세대들 간의 소비, 수입, 부채, 순자산 그리고 인구통계학적 요소를 분석한 결과, 밀레니엄 세대와 다른 세대의 소비 차이는 평균 수입과 평균 나이에 있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1981~1997년 출생자)는 대침체(Great Recession, 2007~2009년 금융위기) 기간 전후로 성년이 되면서 노동시장에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기록적으로 높은 실업률과 이례적인 신용 경색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미국 경제 불황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를 반영한 듯 올해 초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과 마리스트(NPR/Marist poll) 조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 5명 중 1명은 계약직 근로자입니다. 밀레니엄 세대가 노동시장에 들어온 지난 10년 동안 계약직 근로자와 프리랜서가 미국 노동자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NPR과 인터뷰한 에밀리 도허티(Emily Doherty,28)는 박물관에서 풀타임 근무를 마친 뒤 부업을 하러 가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 중 한 명입니다. 그녀의 부업은 생활사 박물관이나 국립공원에서 식민지 시대 여성 의상을 입고 공연을 하는 것입니다.

매일 정규 근무를 오후 5시에 마치고 집으로 달려가 저녁을 먹고 옷을 갈아입은 뒤 다시 출근해 4시간 부업을 합니다. 그러면 밤 11시가 돼야 침대에 눕고 이런 일상은 다음날에도 되풀이됩니다. 주말에도 8시간의 추가 근무를 합니다. 미국 근로자의 30%는 풀타임 근무에 부업을 하고 있습니다.

28살의 그녀는 이렇게 부업을 해야 겨우 생활이 가능하고 매달 500달러의 학자금 대출도 갚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전체 학자금 대출 규모는 1.4조 달러(약1천500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밀레니엄 세대의 소비와 저축 성향은 이런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생겨났습니다. 이미 경력을 쌓고 생활이 안정된 세대들보다 지속 가능한 삶을 더욱 고려해야 하다보니 소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미국 포드 자동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이런 경제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엄 세대의 소비 욕구는 기성 세대와 같다고 합니다. 자동차 판매는 경기 호황과 침체에 민감하고 가계소비의 20%를 차지하는데, 밀레니엄 가정도 기존 세대와 비슷한 자동차 구매 성향을 보였으며 식음료와 주택 소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즉 밀레니엄 세대의 소비 패턴은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와 비슷하지만, 그저 소비할 수 있는 돈이 적다는 얘깁니다.

 이와 함께 각 세대의 부채도 연구했는데, 밀레니엄 세대의 부채 수준은 X세대와 같지만 베이비 붐 세대보다는 많았습니다. 이를 통해서 밀레니엄 세대에게는 새로운 경제적 문제가 나타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의료비와 대학 등록금의 급격한 인상은 이전 세대에는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는 겁니다.

 다만 밀레니엄 세대에서 높게 나타난 인종의 다양성, 고학력층의 증가, 여기에 낮은 결혼율은 인구의 장기 변동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이 세대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연구는 밝혔습니다. 다만 밀레니엄 세대는 아직 젊기 때문에 침체기에 형성된 소비 성향과 기호가 계속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연구는 지적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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