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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골프 여제' 박인비, 데뷔 13년 만에 행복을 되찾은 이유는?

[취재파일] '골프 여제' 박인비, 데뷔 13년 만에 행복을 되찾은 이유는?
"제 인생에서 골프를 하면서 가장 여유 있고, 조금 더 행복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해요."

'골프 여제' 박인비는 2018시즌을 마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고, '행복했다'는 말이 진심으로 느껴졌습니다. 프로 데뷔 13년 만에 행복을 되찾은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답은 박인비와 인터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취재파일] '골프 여제' 박인비
- 올 시즌을 마친 소감이 궁금합니다.
"올 시즌 생각했던 거 보다는 많은 걸 이룬 한 해인 거 같아요. 국내 대회 우승도 했고, 미국에서 우승도 했고 큰 욕심 없이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선물을 받아서 기분이 좋네요."

- 올해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아무래도 국내 대회 두산 매치 플레이 우승했을 때 기억이 많이 남고요. 세계 랭킹 1위 올라간 건 생각지도 못한 결과였어요. 무엇보다 올 시즌은 즐겁게 골프 했고, 제 인생에서 골프를 하면서 가장 여유 있고 행복했던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해요."

- 저는 1박 2일 경기를 치른 메이저대회가 생각나네요.
"ANA 인스퍼레이션 대회였죠. 8차 연장 저도 처음 해봤는데, 아쉬운 게 많았던 대회였던 거 같아요. 올해 메이저 우승이 목표였는데 첫 번째 대회에서 기회가 왔었거든요. 기회를 아쉽게 놓쳐서 저 역시 기억에 남고...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남긴 하는데요. 그래도 앞으로 메이저대회는 워낙 많이 남아있고, 8차 연장이라는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생각하면서 경기하면 좀 더 도움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취재파일] '골프 여제' 박인비
- 올해가 가장 여유 있고, 행복했었다고 했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올 시즌은 정말 제가 소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스케줄을 한 거 같아요. 작년까지 부상으로 고생을 많이 했고 원했던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원했던 메이저 대회도 다 출전했고 제가 하고자 하는 스케줄 다 소화했기 때문에 만족감이 큰 편인 거 같아요. 앞으로도 대회 수를 줄여나가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올해 한 것 정도의 스케줄을 잡을 거 같아요. 그래야 제가 할 수 있는 효과를 최대한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인 거 같아요."

- 이야기를 들어보니 워라밸을 실천한 게 행복의 이유 같은데요?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라고 하죠?(웃음) 프로 13년 차 돼서야 워라밸을 조금씩 실천해나가고 있는 거 같네요. 제가 원하는 골프와 삶의 균형 맞추는 방법이 뭘 지 고민해 왔어요. 롱런하고, 골프를 즐기면서 오래 하려면 삶과 균형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후배들에게 워라밸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데, 후배들은 벌써 미리미리 실천하고 있더라고요."
[취재파일] '골프 여제' 박인비
- 내년에도 이 기조를 유지한다면, 대회 출전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보입니다. 대회 출전의 기준이 있을까요.
"특별한 기준보다는 올해는 메이저대회에 가장 집중하는 스케줄을 짰어요. 이후엔 선호하는 코스, 또 저에게 맞는 코스를 염두에 뒀어요. 내년엔 국내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이 가지려고. 그렇게 스케줄을 할 예정이고요. 골프하면서 즐거운 삶도 찾아가 보려고 노력하려고요."

- 워라밸을 실천하시고 싶다면, 취미생활이 중요한데, 골프 외에 즐기는 게 있나요.
"많이 아시겠지만, 저는 강아지와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해요. 반려동물과 놀고 야외에서 하는 운동을 되게 좋아하는 편에요. 전반적으로 활동적인 걸 좋아해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수다도 같이 떨고 그런 소소한 일상의 재미가 저는 가장 행복한 거 같아요."

- 내기 골프도 처음 쳐봤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내기보단 친선골프 정도로 하죠(웃음). 지금까지 제가 골프를 즐기면서 치는 상황이 그러지 못했거든요. 이제는 감사한 분들 만나 뵙고 인사를 할 여유도 생겼어요.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생긴 거 같아요. 지인과 골프를 치면서 내기도 하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친선 골프도 하고 그러면서 골프의 즐거움을 찾은 거 같아요."

- 오는 23일 출국하면 본격적으로 2019시즌을 준비할 텐데 어디에 중점을 두시나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퍼트일 거 같아요. 스코어와 직관되는 부분이니까. 연습을 통해 감각을 살리는 부분. 일정한 리듬감 살리는 부분에 집중하려고요. 아무래도 퍼트 향상이 경기력에 가장 영향을 끼칠 거 같아요."
[취재파일] '골프 여제' 박인비
- 워라밸을 실천하면서 즐길 2019년 목표가 궁금합니다.
올해와 같이 스케줄에 신경을 잘 써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즐겁고 행복하게 시즌을 계속 해나가는 게 가장 큰 목표일 거 같아요. 부상도 없어야 하고요. 더 원하는 건 메이저 우승이라는 목표가 있는데, 따라온다면 금상첨화겠죠?"

-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아버지께서 우승을 더 바라신다는 이야기도 있던데요.
"아버지께서 메이저대회 우승을 현장에서 많이 보셨어요. 그런데 ANA 대회는 우승을 직접 보지 못하셨어요. ANA 대회는 우승자가 연못에 빠지는 특별한 세리머니가 있는데, 아버지께서 그 세리머니를 꼭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계세요. 이뤄드릴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대회에 나설 때마다 항상 오실 거 같네요(웃음)."

박인비는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올해 대회 수를 줄였습니다. 대회 참가 숫자가 줄어들면 타이틀 경쟁은 당연히 멀어지게 되는데, 이 선택이 쉽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내려놓으니 편안해졌다고 말합니다. 매이저 그랜드슬램 포함 LPGA 통산 19승, 세계랭킹 1위, 올림픽 금메달까지 이룬 박인비는 이제 삶의 무게에서 골프를 조금 줄이려고 합니다. 골프와 삶의 균형에서 행복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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