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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벨트 세우는 '비상정지장치' 느슨했다…안전검사는 '합격'

<앵커>

김용균 씨가 숨진 발전소 컨베이어 벨트 옆에는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벨트를 멈출 수 있는 장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발전소에 있는 이런 비상 장치들이 모두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위험한 상황이 생겨도 벨트를 제대로 멈추지 못하게 해놨다는 건데, 누가 이걸 지시한 건지 경찰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정혜진 기자가 단독 취재한 내용입니다.

<기자>

고 김용균 씨의 작업장에 빨간색 줄이 있습니다. 긴급 상황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세울 수 있는 비상정지장치 '풀코드'입니다.

줄이 팽팽해야 즉시 대응할 수 있는데 느슨하게 늘어져 있습니다.

[정진우/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 와이어루프(풀코드)가 느슨하면, 느슨한 정도에 비례해서 비상정지속도가 느려지게 되는 거죠.]

2인 1조 근무가 지켜지더라도 구조 시간이 지체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경찰은 숨진 김용균 씨 동료들은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풀코드가 느슨해 유명무실했다는 진술을 받았습니다.

[故 김용균 씨 동료 : (풀코드를) 작업자들이 툭 건들면 바로 멈춰버리니까, 평소에는 막 팽팽하게는 안 해놔요. 벨트가 하나 멈추면 싹 다 멈추거든요. 다시 벨트 돌리려면 30분이 걸리니까 시간 걸리고 안 되니까.]

발전소 설비 변경 권한은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에 있습니다.

[태안 화력발전소 현장 노동자 : (풀코드) 운전을 저희들이 멈추려면, 무조건 다 (서부발전의) 허락을 맡고 해야 됩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서부발전이 풀코드를 느슨하게 유지하라고 지시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또 안전 검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는 법상 위험 기계로 분류돼 있고, 풀코드가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생명선이기 때문에 함께 안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두 달 전 안전 검사에서는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사고 난 9호기뿐 아니라 태안 발전소 풀코드 모두 문제가 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태안 화력발전소 현장 노동자 : (사업장 1호부터 10호기 전체가 느슨한 거네요?) 그렇죠. 풀코드 줄이 길게 늘어진 것을 당기려면 그만큼의 시간이 더 걸리겠죠.]

서부발전 측은 풀코드를 느슨하게 하라고 지시한 적 없다는 입장입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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