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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턴도 없이 어둠 속으로…"사망 지점서 사고 더 있었다"

<앵커>

발전소 하청 노동자 김용균 씨가 숨진 지점은 숙달된 노동자도 일하기 힘들고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김 씨가 숨지기 이전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작업환경이나 시설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하청 노동자 김용균 씨 시신 옆에 있던 고인의 휴대전화입니다.

아직도 군데군데 검은 석탄가루가 묻어 있습니다.

다른 직원들 안전모 위에는 해드 랜턴이 있지만, 숨진 김 씨는 이 기본 장비마저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고 김용균 씨가 어둠 속에서 의지한 것은 이 휴대전화의 작은 불빛 하나였습니다.

휴대전화에는 사고 지점에서 촬영된 보고용 작업 영상이 있다고 동료들은 전했습니다.

고인이 상체를 컨베이어 벨트 안으로 들이밀었다 나오는 장면이 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작업 환경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영상을 고인이 유품으로 남긴 것입니다.

동료들은 김 씨가 숨진 지점에서 이전에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잦았다고 말합니다.

[故 김용균 씨 비정규직 동료 : 작년 겨울인가 탄가루가 좀 많이 날려 가지고 시야 확보가 잘 안 돼서, 그때 배수관에 한 번 빠진 적이 있어요. 그때 허리 크게 좀 다쳤어요.]

사고 지점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석탄 벨트가 방향을 바꾸는 곳입니다.

석탄 가루가 심하게 날려 앞이 잘 보이지 않고 소음도 커서 숙달된 운전원도 몸을 안으로 굽혀 점검해야 하는 위험한 구간입니다.

[故 김용균 씨 비정규직 동료 : 용균이 사고 난 데가 분탄이 좀 많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삽으로 파내다가, 빨려 들어갈 뻔했는데 그게 제일 위험했던 때 같아요.]

[내가 바로 김용균이다! 비정규직 철폐하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위험 업무를 하청으로 내모는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이른바 '김용균 3법'을 국회에서 처리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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