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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브렉시트 D-109…영국의 선택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현지시간 11일로 예정됐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 투표를 전격 연기했습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하원에 출석해 예정대로 투표를 한다면 큰 차이로 부결될 수 있기 때문에 비준 투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메이 총리
영국은 국내총생산 기준으로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이고 전 세계 GDP의 4%를 차지합니다. 또, 유럽연합에서 두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큽니다. 하지만 브렉시트로 혼란이 가중되면서 영국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해졌습니다. 실제로 파운드는 1년 반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고, 런던증시도 급락세를 탔습니다.

또 메이 총리는 EU와 합의한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에서의 백스톱(back stop)에 대한 우려를 의식해 다시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스톱은 야구장에서 캐처가 공을 놓쳤을 때 멀리 가지 않도록 만든 네트를 말합니다.

즉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더라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땅인 북아일랜드 간에 장벽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말합니다. 하지만 안전장치(back stop)가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습니다.

이럴 경우 북아일랜드에는 EU규정이 적용돼 사실상 영국과 북아일랜드 간 교역에 국경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메이 총리의 소수당 정부가 의회를 장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DUP)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취재파일] 사진2 브렉시트 촉구 시위
이런 상황에서 EU와의 재협상 난항과 의회의 반발 등이 예상돼 정국 혼란도 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렇다면, 브렉시트 비준 연기로 영국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크게 3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째는 브렉시트 탈퇴 시한 연기입니다. 영국은 탈퇴가 연기된 동안 백스톱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해결방법이 간단하지 않은데다 EU가 연장을 동의해줘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재투표입니다. 영국은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실시해 탈퇴 51.9%, 잔류 48.1%로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했습니다. 이를 번복하자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재투표는 국가를 분열시키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재투표 반대론자들은 재투표가 스키 점프와 같다며, 이미 점프를 해서 중간 쯤 활강을 하고 있는데, 멈추고 싶다고 해서 그만둘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 탈퇴 과정은 시작된 것이고 이를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취재파일] 사진3브렉시트 반대 시위
마지막으로 노딜(No-Deal) 브렉시트입니다.이는 흔히 '최악의 선택지'라고 불릴 정도로 큰 부작용이 예상됩니다. 노딜 브렉시트는 EU의 이점을 버리고 다시 세계무역기구(WTO) 원칙에 따라 수많은 협상을 다시 해야 하는 등 악영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런던은 현재 3대 국제석유시장으로 북해산 브렌트유의 선물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생산, 거래되는 원유의 가격이 대부분 이곳 브렌트유 가격에 따라 결정이 됩니다. 또 런던 금융시장은 국제금융의 중심지입니다. 최악의 브렉시트로 갈 경우 자칫 런던의 위상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이미 유럽 거대 항공우주기업 에어버스와 BMW는 브렉시트 협상 부진을 이유로 영국에 대한 투자 축소를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BMW는 웨스트 서식스에 생산공장과 손 지역에 자동차 유통센터를 두는 등 영국 내에서 8천 명을 고용하고 있고 에어버스는 영국 내에서 1만 4천 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협력업체 등을 고려하면 11만 명의 고용과 연관돼 있습니다.

따라서 브렉시트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영국의 운명이 결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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