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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승무원, 사고 나면 '협의'부터? 외주화에 밀린 안전

<앵커>

왜 사고가 났는지 그래서 사람들이 얼마나 불안해하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뭘 고쳐나가야 할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코레일은 사고가 난 뒤에 매뉴얼에 따라서 적절히 대처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렇다면 그 매뉴얼은 제대로 돼 있는지부터 먼저 따져보겠습니다.

정성진 기자가 그 매뉴얼의 내용을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옆으로 기울어진 KTX 객차 옆에 무방비 상태로 늘어선 승객들, 대피 안내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KTX 직원을 챙깁니다.

[사고 열차 탑승객 : 앞에 기관사분 다치신 거 같아요.]

노약자들을 대피시킨 건 열차에 타고 있던 군인들이었습니다.

[김경민/사고 열차 탑승객 : 승객들이 알아서 움직이고, 그냥 군인분들의 도움을 받고 이런 상황이었어요.]

열차에 탔던 단 3명의 직원으로는 역부족인 상황이었습니다.

열차를 운행하는 기장을 빼면 열차팀장과 승무원 2명의 직원이 승객 200명과 객차 8량을 담당하는 겁니다.

그나마 승객 안전 업무를 맡은 건 열차 팀장 단 1명뿐입니다. 항공기처럼 KTX 승무원도 안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비상대응 매뉴얼을 확인해봤습니다.

사고 발생 시 승무원은 안내방송도, 승객 보호와 사상자 구호도 모두 열차팀장과 '협의'한 뒤 하도록 돼 있습니다.

열차팀장은 코레일, 승무원은 코레일 관광개발로 소속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협의라고 돼 있지만 자회사 소속인 승무원 입장에서는 독자 행동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코레일 승무원 : 아직까지는 저희 승무원들은 안전에 대한 그런 건 아직 허용되지 않아가지고, 열차팀장님만이 안전규정상 (등록돼 있습니다.)]

게다가 승무원 주 업무가 승객 서비스다 보니 사다리 설치 같은 기본 안전교육조차 받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대열/코레일 관광개발 용산익산지부장 : (승무원 중) 한 번도 (안전 사다리) 설치를 안 해본 사람이 있을 수가 있어요, 지금도. 그런 (안전) 교육이나 이런 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그나마 있는 승무원 1명도 제 역할을 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이영수/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 (승무원이) 훈련이 제대로 안 돼 있고, 또 독자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협조가 안 되는 거죠, 사람도 적고.]

전문가들은 비용 절감을 위한 외주화와 무인화 정책으로 안전 시스템이 뒷전으로 밀렸다고 지적합니다.

[전영석/前 한국교통대 철도운전시스템공학과 교수 : 비용절감, 효율성 이쪽으로 치중하다 보면 안전이 밀릴 수밖에 없죠. 그런데 절대 안전은 밀려선, 우선순위에 밀려선 안 되는 거예요.]

철저한 사고 예방은 물론 사고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 시스템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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