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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대신 몸집만 키운 KT 아현지사…예고된 블랙아웃

<앵커>

지하에서 연기가 계속 뿜어져 나오는 이 장면, 이번 KT 화재와 비슷합니다. 지난 2000년 서울 여의도에 땅 아래 전기와 통신선이 함께 있던 곳에서 불이 났을 때 화면입니다. 당시에도 며칠 동안 큰 혼란이 이어졌습니다. 그로부터 20년 가까이 흘러서 이제 대한민국은 정보통신 강국이라고 말들 하지만, 관리 시스템은 그때보다 나아진 게 없어 보입니다.

이어서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가 난 KT 아현지사는 최근 몇 년 사이 시설을 늘렸습니다.

2015년 원효 국사에 이어 올해는 중앙 국사와 광화문 국사에서 광기반 시설 일부를 들여와 설치했습니다.

이렇게 몸집이 커지면서 아현지사는 서울 시내 기지국 2천 8백 개, 인터넷 21만 선을 운용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관리등급은 여전히 D등급, 백업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는 등급이었습니다.

효율화 명분으로 지사 수를 줄이고 기능을 강화했지만, 아현지사와 같은 KT의 D등급 지사 27곳 가운데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가 관리등급을 높인 곳은 없었습니다.

KT도 비용 문제로 백업 시스템 설치에는 소극적이었습니다.

[오성목/KT 네트워크부문 사장 (어제) : 백업한다는 건 굉장히 통신구에 많은 투자가 수반이 되고 그래서 그 부분은 아직 저희가 만들지 못했습니다.]

아현지사의 담당 지역이 서울 5개 구와 고양 일부 지역까지 넓어지면서 주요시설인 용산 국방부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육군본부 등 군내 직통 연결망을 제외한 내외부 통신망이 끊겼습니다.

다른 통신을 백업 망으로 쓰는 119와 달리 유선망을 KT로 쓰는 112시스템도 일부 먹통이 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 전화기 선이나 인터넷 선으로 가는 것은 장애가 있었던 것은 맞아요. 왜냐하면 그러니까, 내부망 전화도 안 되고 그다음에 일반인도 전화도 안 되고….]

유영민 과기부 장관은 뒤늦게 통신 3사 CEO들을 만나 통신사 간 공동백업 시스템 구축 등 대책 마련을 요청했습니다.

통신 3사는 다음 달 1일 5G 이동통신 주파수를 송출하는데 이런 사고가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됐을 때 일어났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철저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CG : 제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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