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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미·러 핵조약 폐기"…안보로 번진 '트럼프식 흔들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러 간 중거리 핵전력 조약을 파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지난 1987년 미국과 구소련이 맺은 INF, 즉 중거리 핵전력 조약은 중·단거리 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으로 탈냉전의 상징적인 조약으로 불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여러 차례 조약을 위반해 미국도 이를 지킬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 우리는 조약을 지켰지만, 러시아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약을 파기하려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약 파기 이유에 중국도 끌어들였습니다.

조약 당사국이 아닌 중국은 제약 없이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겁니다. 러시아는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푸틴/시아 대통령 : 조약을 지키지 않은 쪽은 미국입니다. 과거 탄도 요격미사일 제한 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것과 똑같은 방식입니다.]

미국의 이번 조약 파기 선언이 2010년 체결된 '뉴스타트', 즉 신전략 무기감축 협정의 연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러가 보유할 수 있는 핵탄두 수량에 상한을 둔 뉴스타트는 오는 2021년 만기를 앞두고 있어 연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집권 이후 전임 행정부가 체결한 협정들을 미국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며 파기하거나 파기를 위협해 왔습니다.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파리 기후변화 협약'과 TPP, 즉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에서 탈퇴했고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와 한미 FTA의 재협상을 강요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INF 파기 선언은 주로 경제 분야에 집중됐던 트럼프식 '흔들기' 외교가 안보 분야까지 확대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중·러의 군비 경쟁이 가속화하고, 여기에 무역 전쟁까지 맞물리면서 신냉전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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