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거리의 예술가 '뱅크시'의 2007년 작품 '검문 검색(Stop and Search)'입니다. 프랑스 파리 아트큐리얼에서 오는 24일 경매를 앞두고 오늘 먼저 공개됐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도로시가 경찰에게 검문받는 장면의 석판화를 오프셋 인쇄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작품도 또 '파괴'될 것인지 지켜보겠다는 건데요. 이 작품 작가가 자신의 15억 원짜리 작품을 파쇄기로 갈아버린 바로 그 '뱅크시'이기 때문입니다. 미술계에 '뱅크시당했다(Banksy-ed)'는 신조어까지 생겼습니다.
뱅크시는 지난 5일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서 자신의 작품 '풍선과 소녀'가 15억여 원에 낙찰된 순간, 리모콘으로 파쇄기를 작동해 그림을 '파괴'했습니다. 그리곤 자신의 SNS에 "파괴의 욕구는 창조의 욕구이기도 하다"는 피카소의 말을 남겼습니다. 소더비 측은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뱅크시 당했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감춘 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뱅크시. 영국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벽에 그림을 남겨두거나 미술관에 자기 작품을 몰래 걸어놓는 파격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쇄'가 파격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풍선과 소녀' 파쇄 이후 처음으로 경매대에 오르는 '검문 검색'에 대해서 뱅크시는 아직까진 별 반응이 없습니다. 다만 지난번 '풍선과 소녀'가 파쇄되는 '놀라운 사건'에도 불구하고 낙찰자가 원래 걸었던 15억원에 그림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그의 그림 가격이 폭등할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검문 검색' 경매 주관사인 아트큐리얼의 미술전문 경매사 아르노 올리버는 "뱅크시가 또 파쇄를 하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는 어쩌면 '이벤트'를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뱅크시의 '검문 검색' 경매 시작가는 3,900만원이 될 걸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