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트럼프와 오바마 사이, '의문의 여성'은 누구?

'공화당 클럽', 앤디 토머스, 20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고 합니다. 올해 들어 러시아 내통설에 이은 특검 수사에, 좀처럼 교착상태를 못 벗어나는 북핵 문제,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러 악재들까지. 온통 지뢰밭을 걷느라 인상 쓸 일만 많았는데 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웃게 한 건 '공화당 클럽'이라는 이름의 그림입니다. 레이저 프린터로 대량 인쇄돼 기념품 가게에서 팔리던 그림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덩달아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그림을 한번 볼까요? 그림 속 '센터' 자리에선 미국 제45대 대통령인 트럼프가 특유의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그의 앞에 놓인 건, 그가 평소 좋아한다는 다이어트 코크인 걸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통수만 보이는 제16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과 마주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34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왼쪽엔 37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있고, 트럼프 옆엔 다리를 의자에 올린 것 같은 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뒤에는 38대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팔짱을 끼고 서 있습니다.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41대 조지 H.W. 부시와 '아들 부시'인 43대 조지 W.부시, 그 사이에 40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앉아 있습니다. 모두들 웃고 있어 행복해 보이는 그림입니다.
집무실 사진 동그라미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 CBS방송의 '60분(60 Minutes)' 프로그램 인터뷰를 했을 때, 백악관 집무실 근처 벽에 이 그림이 걸려 있는 게 방송을 탔습니다. 저 그림이 어떻게 저기에 걸리게 됐는지, 많은 이들이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공화당 소속의 한 의원이 자신의 초상화를 그렸던 화가가 이 그림을 그린 걸 보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소개해줬다고 합니다.

공화당 소속 역대 미국 대통령 9명이 클럽에서 함께 음료수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는 이 그림에 자신이 등장한 게, 그것도 '센터' 역할을 하는 게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림을 그린 화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는 "그간 나를 그린 그림 중에 마음에 드는 게 없었는데, 이 그림은 아주 마음에 든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그림은 미국 미주리 주 카시지에 살고 있는 화가 앤디 토머스가 그렸다고 합니다. 토머스는 "의도적으로 다들 행복하게 웃고 있는 그림을 그렸다"며 "트럼프의 경우 평소 웃는 모습이 자연스럽지 않아서 많은 사진을 찾아보면서 그렸다"고 했습니다.

'공화당 클럽'이 처음 공개된 건 지난 3월 시사주간지 '타임'에서였습니다. 당시 타임지 인터뷰에서 토머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화당 클럽'에 등장시킨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규범에서 벗어난 사람인데 그게 꽤 흥미로웠어요. 그가 위대한 공화당원으로 남을 건지, 아님 그냥 '비정상'으로 끝날 건지 궁금해요. 그래서 그를 공화당 클럽 테이블에 앉혔어요. 그에 대한 판단은 역사에 맡겨 봐야죠."
'민주당 클럽', 앤디 토머스
앤디 토머스가 공화당만 그린 건 아닙니다. 원래 역대 대통령들을 소재로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그 스스로가 "나는 절대 정치 전문가가 아니며, 중도 성향의 독립적인 시민이며 공화당 소속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의 빌 클린턴 대통령의 팬이기도 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토머스는 타임지에 '공화당 클럽'을 공개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센터에 있는 '민주당 클럽'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센터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있고, 해리 트루먼, 린든 존슨, 지미 카터,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프랭클린 루스벨트, 앤드루 잭슨 등 9명의 민주당 소속 역대 대통령이 함께 있습니다.
정혜진 취재파일
그런데 등장인물이 서로 겹칠 수 없는 '공화당 클럽'과 '민주당 클럽' 두 그림 속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양당 체제가 230년 헌법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미국에서, 탈당해서 당을 바꿨다는 건 거의 들어본 적이 없으실 겁니다. 트럼프와 오바마, 건널 수 없는 두 사람 사이에 등장하는 의문의 여성! 이 여성은 9명의 대통령들이 앉아 있는 화면 중앙 테이블로 다가오면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린 토머스는 "그녀는 미래 우리의 첫번째 여성 대통령"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토머스는 "나는 구식 남성이지만, 세 딸의 아버지이기도 하다"며 "공화당일지 민주당일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여성 대통령 시대도 올 거라 생각해 '그녀'를 그렸다"는 겁니다. 두 그림은 토머스의 웹사이트에서 지난 여름철부터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