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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쓰러진 나무로 집채만 하게 "HELP"…덕분에 구조된 노부부

[뉴스pick] 쓰러진 나무로 집채만 하게 'HELP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 주는 지난 주말 덮친 허리케인 마이클 때문에 쑥대밭이 됐습니다. 원래도 허리케인이 잦은 지역이지만 이번엔 예전과 급이 달랐고, 완전히 폭탄이 떨어진 것 같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수십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는데, 미국에선 태풍으로 정전이 되면 조난 당한 사람들의 목숨이 위험해 지기도 합니다. 펌프 작동이 멈춰 수돗물도 안나오고 변기 물도 내려가지 않고 냉난방도 작동이 안되고 휴대폰, 인터넷 모두 불통이 되는가 하면 주유소 펌프까지 돌아가지 않아 차량도 멈춰서기 때문입니다.

이런 피해지역 중 한 곳인 플로리다 파나마시티 주민인 앰버는, 허리케인이 상륙하기 전에 안전지대에 사는 오빠의 약혼녀 집으로 미리 대피했지만 가족과 친구들의 집은 별 탈 없는지 걱정이 됐습니다.

재난지역의 항공사진을 일반에게 공개하는 국립 해양대기국 사이트에 들어가서 항공 사진을 뒤지던 앰버는 연로하신 삼촌 부부가 사는 시골집 항공사진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집 앞 공터에 대문자로 H. E. L. P, '헬프' 라는 글자가 집채만한 크기로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잖아도 동네에 통신이 모두 끊겨 삼촌댁 소식을 알 수 없었는데, 노부부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고립돼 있는 게 틀림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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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는, 즉시 사진과 함께 정확한 위치를 구조당국에 보내 신고했습니다. 구조대가 즉각 출동했지만, 길마다 집채만한 나무들이 쓰러져 있어 새벽에야 삼촌 부부를 구출할 수 있었습니다.

삼촌은, 휴대폰 신호까지 끊어진 뒤 구해달라는 신호를 보낼 방법을 궁리하다 집 주변에 쓰러진 나무들을 모아 "HELP" 글자를 만들어 놓고 혹시라도 구조헬기가 볼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플로리다 남동해안에선 지금도 15만 가구의 주민들이 전기가 끊긴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생필품이 떨어진 사람들이 상점 약탈에 나서고, 이를 막으려는 주인들은 총으로 쏘겠다는 경고문을 붙이는 등 분위기도 점점 험악해져 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폭풍우의 강도가 점점 세지고 예전엔 태풍 피해가 없던 지역이 상습 피해지역으로 바뀌면서, 미국 정부는 지금 곯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현상은 미국 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NO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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