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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뿜는 산업공구…고스란히 노동자 '폐 속으로'

<앵커>

자동차 정비소에서는 공기압을 이용한 렌치로 나사를 조이고 풉니다. 이런 공압식 공구는 종류도 여러 가지고 산업 현장 곳곳에서 많이 쓰이는데, 이 장비가 발암물질을 뿜어내 노동자들이 그대로 들이마시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민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정비 작업이 한창인 한 자동차 정비소입니다. 렌치나 그라인더 등 공구들이 대부분 '공압식' 공구들입니다.

산업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공압식 공구는 공기의 압력을 이용해 모터를 돌려 작동하는 방식. 들어간 공기는 날개를 돌린 뒤 밖으로 배출됩니다.

그런데 이 공구를 쓰는 노동자들이 비슷한 고통을 호소합니다.

[자동차 정비사 : 목구멍하고 가슴 쪽이 굉장히 뜨거워집니다. (목이) 괜히 따갑고 눈은 붓는 증상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 공압식 공구에서 나오는 바람을 모아 봤습니다.

금세, 비닐 안에 가루들이 보입니다.

모터 내부에 있는 날개는 대부분 플라스틱의 일종인 베이클라이트인데, 열과 마찰에 갈리면서 가루가 생기는 겁니다.

공압식 모터 안에 들어가는 베이클라이트가 갈리면서 나온 가루를 모아 본 겁니다.

이 가루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는지 정밀 측정을 의뢰해봤습니다.

분석 결과 가루에서 폼알데하이드가 다량 검출됐습니다. 1급 발암물질입니다.

[김재열/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전문의 : 폼알데하이드가 인체에 노출하게 되면 워낙 자극적이기 때문에 접촉되는 모든 부위에 (영향을 줍니다.) 장기적으로 계속 접촉하게 될 경우에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입니다.)]

하지만 공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1급 발암물질을 규제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정우택 의원/국회 산자중기위 (자유한국당) : 에어(공압식) 공구를 사용하는 작업 환경 근로자들이 지금 죽음의 먼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근로자와 우리 국민을 위해서 산업부가 신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당국의 무관심과 관리 부재로 산업 현장 노동자들이 오늘(10일)도 발암물질을 들이마시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김학모·김흥기·정경문, 영상편집 : 박기덕, CG : 류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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