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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③] 실체 모호한 '성우레져'…곳곳 치밀한 '삼성 관리' 흔적

박하정 기자 parkhj@sbs.co.kr

작성 2018.10.10 20:23 수정 2018.10.10 21:3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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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저희가 이야기하고 있는 성우레져는 지난 2002년 청산해서 지금은 사라진 회사로 현재 성우레져라는 이름을 쓰는 회사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앞서 보셨던 삼성 오너 일가의 최측근 인사와 계열사 대표들로 채워졌던 그 성우레져라는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됐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삼성이 치밀하게 관리한 흔적이 곳곳에 드러납니다.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끝까지 판다 팀은 에버랜드가 사들인 성우레져 토지의 소유 이력부터 추적했습니다.

취재진이 파악한 성우레져 땅은 에버랜드 주변에 있는 글렌로스 골프장 등을 포함한 703필지로 306만㎡입니다.

703필지의 폐쇄 등기부 등본과 옛 등기를 열람해 앞선 소유자를 찾아봤더니 고 이병철 회장으로 확인됐습니다.

삼성 고위 임원이자 성우레져 주주들은 대부분 1978년 11월과 12월에 당시 회사 오너의 토지를 매입했습니다.

그때 나이 30~40대였던 삼성 임원들까지 제법 넓은 땅을 사들인 겁니다.

[김경률/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 이 땅이라고 하는 게 결국은 에버랜드의 장기적인 발전 전망과 맞물리는 땅인데 이걸 어떻게 남한테 줄 수 있겠어요. 이병철 씨가 30대한테 이렇게 줄 정도면 왜 여기만 이렇게 줬냐고요.]

이들은 땅을 산 뒤 18년 동안 아무런 거래도 하지 않다가, 1996년 자기 명의 땅을 다 내놓고 성우레져라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공교롭게도 1996년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실명제 시행으로 재벌들이 명의신탁을 해소해야 했고, 이재용 3남매가 전환사채를 싸게 사 에버랜드 대주주가 된 해입니다.

6년 뒤 성우레져는 보유 토지를 에버랜드에 팔고 청산했습니다.

그동안 명의상 땅 주인은 이병철에서 삼성 고위 임원들로, 그리고 성우레져를 거쳐 에버랜드로 바뀐 겁니다.

[안창남/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 : 정말 명의신탁이든가 아니면 실제 땅을 나눠 주었든가 (파악을 해 봐야 하는데) 결국은 에버랜드까지 왔다고 하면 종착점은 상속인들, 이런 프레임이 읽히는 거거든요.]

성우레져는 2002년 청산 전까지 어떤 사업을 했을까.

지난 2001년 성우레져 감사보고서입니다.

설립 5년이 지났는데도 '사업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돼 있습니다.

영업수익은 없습니다.

감사보고서에 적힌 성우레져 주소로 갔더니 사무실 건물이 아니고 아파트였습니다.

[해당 주소 현재 주민 : (이 건물이 사무실 용도 건물이 아니에요?) 거의 다 그냥 가정집이에요. 그냥 가정집이라고 해서 저희도 들어왔거든요. 그때 사시던 분도 가정집이었어요.]

취재결과 성우레져 주소지 바로 옆집에는 당시 에버랜드 직원이 살았습니다.

수소문 끝에 해당 직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첫 만남에서 성우레져를 묻자, 묻지도 않은 삼성을 언급합니다.

[강 모 씨/前 에버랜드 직원 : (예전에 성우레져 땅 관리하셨던 것 요즘은 안 하시는지 궁금해 가지고요.) 뭐, 삼성 관련해서요?]

두 번째 찾아갔더니 당시 삼성 임원들이 땅 관리가 어려워 성우레져를 세웠고, 사업이 여의치 않아 에버랜드에 팔았다는 답변만 반복했습니다.

[강 모 씨/前 에버랜드 직원 : 나름대로 자금력이 어렵고 거기 또 연로하신 분들도 의견 충돌이 되고 그러니까 에버랜드로 협의해서 (땅을) 넘겨줘서 (사업을) 에버랜드에서 하는 게 낫겠다…]

자신은 성우레져 설립 후 에버랜드를 퇴사해 성우레져로 갔고, 성우레져 청산 뒤에는 에버랜드에 다시 입사했다고 했습니다.

회사를 오가며 땅을 관리한 셈입니다.

에버랜드를 합병한 삼성물산은 관련자들이 다 회사를 나가 답변할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김남성,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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