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노조 활동하면 일감 없어"…CJ 대한통운 '블랙리스트' 의혹

<앵커>

CJ 대한통운이 노조 활동을 하는 택배기사들에게 일감을 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른바 노조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 지역에서 택배 일을 하는 A 씨는 대리점이 아닌 동료 기사한테 일을 받아 물건을 배달합니다.

오랫동안 택배 기사 일을 했지만 지난해부터 택배 대리점에서 일을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A 씨/택배연대노조 소속 기사 : 택배를 하려고 차도 사고 모든 준비를 하고 올라 와서 하고 있는데 (사번) 코드가 안 나와서 남의 이름으로 물건을 받고 물건을 배송할 수밖에 없어요.]

A 씨는 택배연대 노조 조합원인데 CJ 대한통운이 노조 활동을 문제 삼아 일감을 못 받게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택배기사들은 대리점과 계약을 맺은 뒤 택배 회사로부터 사번을 받아 일하는데 CJ 측이 일부 노조원들에게 사번을 발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일을 못 받게 한다는 겁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화 내용은 이렇습니다.

[대리점주 : 취업 불가 명단에 포함이 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사번이 안 나온대.]

[택배 기사 : 제 주민등록번호나 이런 걸 치면 그렇게 뜬다는 거예요?]

[대리점주 : 채용 불가 명단에 포함된 사람입니다. 사번이 안됩니다. 그렇게….]

CJ 대한통운이 다른 택배사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도 제시됐습니다.

[OO택배 관계자 : CJ 본사에서 ㅇㅇ택배 본사로 연락 와서 △△△기사(노조원)를 정리하라고 했어요.]

CJ 측은 일부 대리점의 개별적 일탈 행위일 뿐 대리점 요청이 있으면 기계적으로 사번을 발급하기 때문에 회사가 방해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CJ 측이 노조원 명단을 만들어 관리한다는 정황은 더 있습니다.

CJ 직원과 택배기사들이 함께 있었던 SNS 단체방에 올랐던 표입니다.

지점별 노조원 명단과 관련 동향이 적혀 있습니다.

[B 씨/택배연대노조 소속 기사 : 지점장님인 것 같고요. 그런 자료를 잘못 올리신 거죠 실수로. 잘못 올리고 나니까 지점장님이 새로 오시고 얼마 안 된 방인데 아무 얘기 없이 다 나가기 시작한 거죠.]

이런 정황을 근거로 택배연대노조는 CJ 측이 노조원 블랙리스트를 운용하고 있다며 중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CJ 측은 택배기사들에게 노조 설립이 허용되긴 했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소됐지만 노동청이 각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택배노조는 그건 노동자성에 대한 해석의 문제일 뿐 블랙리스트 운용 의혹 자체를 부인한 건 아니라며 내일(8일) 실태에 관한 보고 대회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VJ : 노재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