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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 학폭위 신고한 학부모…"괴롭혔다" vs "악의적 신고"

<앵커>

서울 한 초등학교의 학부모가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50명 넘는 1, 2학년 학생들을 신고했습니다. 아들을 집단  따돌림했다는 건데, 가해자로 지목된 쪽에서는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신고라는 입장입니다. 부모들 사이 심각한 감정 대립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이 초등학교 2학년생인 A 군 부모는 지난달 말부터 교내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아들 또래들을 신고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이 1학년 때부터 여러 형태로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는 게 신고 이유입니다.

"수영 시간에 머리를 물 밖에 못 나오게 눌러서", "'때려주세요'라고 쓴 종이를 등에 붙인 뒤 때려서", "방과 후 축구 시간에 아들에게만 패스하지 않아서", "아이 얼굴만 봐도 짜증을 부려서" 신체적·정신적 상처를 입었다는 겁니다.

이렇게 학폭위에 신고한 아이들이 1학년 때 같은 반과 방과 후 축구 교실까지 50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들의 부모들은 신고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국민청원까지 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일이 대부분이고 일부는 사과까지 했는데 막무가내로 학폭위 신고를 해 고의로 일을 키웠다는 겁니다.

[○○씨/학폭위 신고된 아동 학부모 : 아직 2학년이긴 했지만, 일부 부분은 조금 인정해서 서면 사과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것에 대해서 강제 전학감이라고 생각하신다고 하시니까…]

[□□ 씨/학폭위 신고된 아동 학부모 : 또 무수히 많은 건으로 계속해서 졸업할 때까지 (학폭위에) 올릴 수가 있거든요. 학교 측에서도 해줄 수가 없는 일이고, 우리가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일이고. 전학을 가야 되는 건지…]

50여 건에 대해 일일이 사전 조사를 한 뒤 법에 따라 학폭위를 반드시 열어야 하는 학교는 난감한 입장입니다.

피해를 입었다는 아이의 담임교사는 스트레스를 이유로 병가를 냈고 신고된 아이 중 22명은 학폭위 회의가 열린 오늘(17일) 등교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학교 교감 : 절차대로 진행이 되고 있고요. 중립을 지켜야 돼서 학교에서 이렇다 저렇다 의견 표시가 어렵겠습니다.]

열 살도 안 된 어린 아이들인데 모든 다툼을 학폭위에서 다루는 건 교육적이지 않고 학폭위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박주형/경인교육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 물론 중대한 학교폭력 사안은 현행과 같이 (학폭위에서) 가해학생 처벌이나 조치가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교우관계를 회복할 여지가 있다면 학교에 교육적 재량권을 (줘야합니다.) ]

경미한 사안의 경우는 학교장이나 학교 외부 전문가에게 조정 권한을 주자는 대안이 정부 차원에서 논의됐지만 사건 축소나 은폐 시비를 부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결론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박지인,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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