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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멜라니아 트럼프, 미셸 오바마 원고 읽게 된 이유는?

[취재파일] 멜라니아 트럼프, 미셸 오바마 원고 읽게 된 이유는?
<▲트럼프 가족 풍자 뮤지컬 다음달 상연>

"버락, 샤샤, 말리아와 '나'는 매우 행복합니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조금 부자연스러운 영어 발음으로 원고를 읽자, 청중들이 폭소를 터뜨립니다. '버락' 하면 '오바마'가 떠오르는데요. 샤샤와 말리아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두 딸 이름이고요. 그러면 '나'는 당연히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겠지요.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이자 현재 미국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여사가 미셸 오바마의 원고를 읽은 듯한 이 해프닝은 뭘까요?

영상에서 보셨겠지만 이건 해프닝이 아닙니다. 다음 달이죠, 오는 9월 13일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질 뮤지컬 '트럼프 가족 첫번째 연례 특집쇼' 프레스콜 현장입니다.

미셸 오바마의 원고를 읽은 것 같은 여성도 사실은 멜라니아 여사가 아니라 그녀를 똑 닮게 분장한 배우 지나 거손입니다. 슬로베니아 출신인 '이민자' 멜라니아 여사의 평소 영어 발음을 그대로 따라한 건데요. 퇴임 후에도 여전히 인기가 높은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빌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민자에 대한 일종의 놀림으로도 읽힐 수 있어서 썩 유쾌하진 않은 장면이긴 했습니다.)

기자회견을 보니 뮤지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 부인 2명과 현재 부인, 이방카 트럼프를 비롯한 자녀들이 모두 등장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역할은 뮤지컬에는 없다고 하네요. 트럼프 없는 트럼프 가족 얘기가 될 것 같습니다.

주목할 것은 이 뮤지컬을 지원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트럼프 백악관에서 권력 암투를 벌이다 임명 11일 만에 해고된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이 뮤지컬 홍보 전면에 나선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팽' 당한 측근이 참여하는 뮤지컬이라니,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내용이 담길 것 같진 않습니다. 스카라무치는 현장에서 "뮤지컬은 매우 재밌을 것이고 출연 배우들이 '농담'에 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뮤지컬은 "진실의 알맹이를 통해 멋진 풍자를 보게 될 것"이라는 홍보 문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뮤지컬 노래 가사는 "자유로운 '가짜 뉴스'를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합니다. 아마도 '가짜뉴스' 논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는' 것이겠죠. 이 뮤지컬은 올해 연말까지 상연된다고 합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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