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지구촌 고온현상 2022년까지 이어진다…온난기(warm period) 접어드나

[취재파일] 지구촌 고온현상 2022년까지 이어진다…온난기(warm period) 접어드나
적도지방부터 극지방까지, 올여름 지구촌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7월 8일 미국 데스밸리의 기온은 52℃까지 올라갔고 7월 5일 알제리에서는 51.3℃가 관측됐다. 동아시아 지역은 펄펄 끓었다. 지난 8월 1일 서울의 기온은 39.6℃까지 올라갔고 홍천의 기온은 41℃를 기록했다. 110년이 넘는 우리나라 기상관측사상 역대 최고 기온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23일 일본에서도 41.1℃가 관측됐다.
 
지구촌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폭염의 근본적인 원인은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다. 세계기상기구는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와 지구 평균 기온과는 반드시 일정하게 비례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8월 16일 현재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측정한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406.87ppm이다. 특히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측정을 시작한 1950년대 이후 단 한해도 예외 없이 지속적으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아래 그림 참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Keeling Curve, 자료: UCSD)
하지만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것과는 달리 지구 기온은 반드시 일정하게 올라가고 있지는 않다. 전반적으로 지구 기온이 상승하고는 있지만 일정 기간은 올라가기도 하고 또 일정 기간은 상승을 멈추거나 오히려 기온이 떨어지는 기간도 있다.

지구 기온이 대기 중 온실가스에 의해 전적으로 결정되지 않고 자연 변동도 있고 또 다른 요인도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흔히 1998년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지구 기온 상승이 마치 멈춘 것처럼 보이는 시기를 ‘온난화 멈춤 또는 정지(hiatus)’라고 부르고 또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시기는 온난기(warm period)라고 부른다(아래 그림 참조).
전 지구 평균 기온 편차(자료: NOAA)
그렇다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고온현상은 올해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내년이나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고온현상이 이어질까? 프랑스와 네덜란드 공동연구팀이 올해(2018년) 폭염을 시작으로 지구촌이 온난기(warm period)에 접어들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Sévellec, Drijfhout, 2018). 앞으로 일정 기간 동안 지구기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정도는 기온이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지구 기후를 예측하는데 흔히 이용하는 전 지구 모델을 이용하지 않고 영국의 사우샘프턴 대학교(University of Southampton)와 네덜란드 왕립기상연구소(the Royal Netherlands Meteorological Institute)가 개발한 통계적인 예측 방법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물론 자신들이 사용한 통계적인 예측 방법을 1998년 이후 나타난 지구온난화 멈춤 현상을 비롯해 1880년부터 최근까지의 지구 기온 변동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검증했고 그 결과 정확도가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이용하던 전 지구 기후 예측 모델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연구팀은 2017년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2018년 1년, 2018~2019년 2년, 그리고 2018~2022년까지 5년 동안의 예측을 만들어 냈다.

예측결과 2018부터 2022년까지는 지구 평균 기온이 높을 확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지구 평균 기온이 단순히 온실가스 증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온 상승과 함께 자연 변동에서 기온이 높아지는 시기 그리고 다른 요소까지 겹쳐 5년 정도는 지구 평균 기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예측이 맞은 것인지 지구촌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난 올해 현재까지는 지구 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높다.
 
물론 지구 평균 기온이 높아진다는 것을 곧바로 특정 지역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연구팀도 기록적인 한파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평균 기온이 크게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연구팀은 2022년까지는 해수면 온도가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해수면 온도가 극적으로 상승할 가능성까지 연구팀은 언급하고 있다.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지속적이고 극단적인 폭염이다. 앞으로 당분간 극단적인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또 해수면 온도가 크게 높아지면 강력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지구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온난기에 접어들 경우 지역적으로는 극단적인 폭염과 강력한 태풍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 된다.
 
2018년 지구촌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과 같은 재난이 매년 반복된다고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꼭 그렇게 되는 것도 물론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는 한 폭염은 점점 더 강해지고 더 오래 지속되고 더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처럼 지구온난화와 자연 변동 같은 다른 요소가 겹칠 경우 기록적인 폭염은 더욱더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참고문헌>
 
* Florian Sévellec, Sybren S. Drijfhout. A novel probabilistic forecast system predicting anomalously warm 2018-2022 reinforcing the long-term global warming trend. Nature Communications, 2018; 9 (1) DOI: 10.1038/s41467-018-05442-8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