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성준의시사전망대] "롯데월드 인형탈 알바하다 이틀 연속 쓰러졌지만…"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8월 16일 (목)
■ 대담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 최강연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비상구) 노무사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 폭염에 쓰러질 당시 후유증 아직 남아있어
- 퍼레이드 중 실신…45분~1시간 지나서야 구급차 불러
- 털 달린 특수 의상에 타이즈·패딩·장식품 까지 입어
- 인형탈 연기자는 28명, 구비된 아이스 조끼는 10개 내외

최강연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 노무사
- 롯데월드 측 현장감독, 누워있으면 괜찮다며 119 신고 지체
- 노동부 가이드라인엔 폭염 시 한 시간당 10~15분 휴식 시간 명시
- 폭염 시 옥외 노동자 휴식 시간, 거의 지켜지지 않아
- 폭염 시 노동자 스스로 작업 중지 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 부여해야

▷ 김성준/진행자:

우리가 놀이공원에 가면 인형탈을 쓰고 공연하면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분들이 있죠. 캐스트 알바라고 불린다는데요. 롯데월드의 캐스트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폭염에 이틀 연속 쓰러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고 당시에 롯데월드 측은 이 일이 알려질까봐 쉬쉬하면서 119에 신고도 꺼렸다. 이런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꿈과 희망을 준다는 놀이동산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먼저 당시 쓰러졌던 당사자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노동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어떻게 지금 건강은 괜찮으세요?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예. 괜찮은데 아직 조금의 후유증은 남아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떤 후유증이 남아 있나요?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당시 쓰러졌을 때 느꼈던 두통이 아직도 있고요. 그리고 몸에서 사고 당시 느꼈던 몸저림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걱정이네요. 그런데 두 번, 이틀 연속으로 쓰러지신 건데. 우선 첫 번째 쓰러지셨을 때는 인형 퍼레이드가 진행 중이었습니까?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첫 번째 쓰러졌을 때는 퍼레이드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 때 잠깐 의식을 잃고 주저앉았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그런데 갑자기 의식을 잃으신 건가요? 어떤 전조증상도 없었고요?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첫째 24일 날은 갑자기는 아니고요. 다 도착해가는 쯤에 제가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시야가 흐려지고, 두통이 오면서 가슴 통증 때문에 제가 주저앉았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 때 어떤 조치를 받으셨습니까?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24일 당시에는 캐릭터 팔은 대기실 안에서 벗고, 얼음에 담가두었던 수건으로 열을 식히고. 그 후에 저는 병원을 가기 원했는데. 해당 감독님께서는 병원에 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의무실로 가라고 추천했고. 의무실에 가서는 혈압 체크를 하고 누워있는 게 다였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고 나서 그 다음 날도 출근을 그냥 하셨다면서요.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예.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 다음 날 쓰러지셨을 때는 퍼레이드 공연 도중입니까?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예. 맞습니다. 퍼레이드 중에 쓰러진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틀 연속 쓰러졌는데. 동료들이 구급차를 부르려고 했는데 현장감독이 부르지 말라고 했다는데 그건 무슨 얘기인가요?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제가 그 상황에서 직접 듣지 못하고, 그 때 상황은 제가 의식이 없었기 때문에 기억을 할 수는 없고, 들은 것으로 추측을 하고 있는데요. 그 때 상황에는 간호사 분께서 마찬가지로 혈압 체크는 하셨고. 그리고 일부 동료가 구급차를 불러야 될 것 같다고 요청을 했고요. 현장감독님께서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 탈진 증세 같아 보이는데 조금만 더 지켜보면 더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씀을 하면서 시간을 지체하다 보니 한 시간이 지났던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한 시간이 지났어요?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45분에서 1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롯데월드 측 해명자료를 보면 의무실 간호사가 필요한 조치를 일단 바로 취했고. 또 첫 날 쓰러졌을 때 다른 업무로 바꾸는 게 어떠냐고 권했는데 본인이 희망해서 공연에 다시 참가하게 됐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그것은 맞습니까?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예. 맞습니다. 24일 날 쓰러지고 나서 의무실의 조치를 받고 난 후에 조퇴할 때 간호하시는 분께서 열사병 의심이 된다고 말씀을 하셨고. 그리고 혈압이 조금 높게 나왔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말씀을 하셔서 저는 그 말을 듣고 조퇴를 했고요. 그 당시 스케줄이 나와 있는 상태였고, 또 그 다음 날 바로 출근이었기 때문에 일단 제가 출근은 한 상태였고. 스케줄은 변경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제가 공연에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감독님께서 따로 오셔서 상황은 어떻느냐, 괜찮으냐, 이렇게 따로 저에 대한 안부를 묻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자진해서 나갔고요.

▷ 김성준/진행자:

지금 롯데월드에서 인형탈 쓰고 공연하는 아르바이트 하시는 분들이 몇 명이나 되나요?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여자 연기자까지 총 28명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28명. 인형탈까지 쓰고 공연하면. 저희가 보기에도 이런 폭염 속에서 굉장히 힘들 것 같은데. 좀 어떠세요? 그 상황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사실 캐릭터 연기를 하기 직전에 입는 의상 자체가 특수 제작되어 있기 때문에 털로 제작되어 있고요. 그 안에 입는 옷조차도 타이즈라고 몸에 밀착되어 있는 옷이 있고, 또 그 안에 언더웨어라는 면으로 된 티셔츠를 입고요. 또 그 밖에 캐릭터에 따라 가슴 패딩이 있고, 따로 탈부착하는 장식품이 있기 때문에 보통 세 겹, 네 겹, 많으면 다섯 겹까지는 입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게가 상당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무게를 가지고 춤을 추면서 35분을 한 바퀴 돌아야 하다 보니까. 숨도 차고 몸의 온도도 많이 올라갈뿐더러, 체력적으로 많이 소모가 되기 때문에. 일반 노동자들이 하기에는 버거운 것은 사실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겠네요. 더군다나 이런 폭염이면 저희처럼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다녀도 견디기 힘들 텐데. 그 정도 상황이라면 상당한 어려움일 텐데. 체온 상승을 막기 위해서 아이스 조끼 같은 것도 있다는데. 이것은 제대로 지급이 됐나요?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아이스 조끼가 구비가 되어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희 총 인원이 28명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28개의 아이스조끼는 구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28명이었어도 그 쪽에서 구비해준 것은 10개 내외였고요. 그리고 착용을 하고 싶은 사람과 안 하고 싶은 사람 자율이었기 때문에. 이것을 꼭 착용하고 가야 한다, 그래야 안전하다고 방침이 되어있는 것은 따로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래요? 지금 상황에 대해서 더 많은 말씀을 듣고 싶은데. 시간이 모자라서 여기까지 정리하겠습니다만. 하여튼 너무 위험한 상황을 견디셨던 것 같고. 빨리 완쾌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황재영 롯데월드 인형탈 아르바이트 직원:

정말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어서 이 문제에 대해서 직접 나서서 실태를 조사해본 정의당의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 최강연 노무사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최 노무사님 안녕하십니까.

▶ 최강연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 노무사:

네. 안녕하세요. 정의당 비상구 최강연 노무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황재영 씨 인터뷰 내용을 들으셨을 텐데. 롯데월드 측에서는 119에 연락을 못 하게 했다, 45분 이상 지연하게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하는데요. 조사해보신 결과는 어떠십니까?

▶ 최강연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 노무사:

황재영 씨가 처음 쓰러진 날에는 회사 의무실로 옮겨졌고. 간호사가 열사병이 의심되니까 당분간 공연을 하면 안 되고, 병원 검사를 받아봐야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날 황재영 씨는 3시간 정도 침대에 누워 있다가 조퇴를 했고. 다음 날 스케줄 공연자 명단에도 이름이 그대로 올라가 있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일단은 첫 날부터 이런 상황과 관련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간호사의 권고를 듣지 않은 거네요. 회사 측이.

▶ 최강연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 노무사:

그렇죠. 다음 날 25일에도 황재영 씨가 퍼레이드 공연 도중에 쓰러졌는데요. 캐스트 알바 노동자들이 119 구급차를 부르려고 했으나, 현장감독은 탈진인 것 같다면서 누워있으면 괜찮다고 시간이 더욱 지체가 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첫 날부터 아예 권고를 듣지 않고 문제가 생긴 건데. 제가 지금 황재영 씨 얘기를 들어보니까 이게 그냥 요즘 같은 폭염에 아주 가벼운 옷을 입고서도 걸어 다니기도 힘든 상황인데. 옷의 무게와 두께, 이게 정말 감당할 수 없는 정도던데요. 이렇게 특별한 상황에서 노동을 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 몇 시간 일하면 얼마를 쉬어야 한다. 이런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이 있습니까?

▶ 최강연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 노무사:

고용노동부 옥외 작업장 건강보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온이 33도를 넘어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 한 시간당 10~15분씩 휴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33도를 넘으면요. 그러면 요즘 같은 경우에는 매일이네요.

▶ 최강연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 노무사:

그렇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지금 그런 정도의 휴식 시간을 받았다고 조사가 됐습니까?

▶ 최강연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 노무사:

거의 구체적인 고용노동부의 실태조사는 저희가 보지 못 했는데. 저희가 건설 현장을 지나가는 것만 보더라도, 거의 대부분 옥외에서 일하는 노동자 분들이 이 폭염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 김성준/진행자:

저는 제일 문제라는 게 황재영 씨도 비슷한 경우지만. 이런 정규직도 아니고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이렇게 쓰러졌다거나 몸이 안 좋다거나. 이렇게 된다 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직장을 잃을까봐 나는 그냥 일을 하겠다고 얘기하잖아요. 그게 어떻게 규정이라든지 법을 통해서 일을 하겠다 하더라도. 직장 일을 걱정 없이 쉴 수 있게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건 마련되어 있지 않나요?

▶ 최강연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 노무사:

법에 그런 규정이 없습니다. 예를 들면 폭염은 예측 가능한 재해이므로 방치되어서는 안 되는데요. 우리나라 산업안전보호법을 개정해서 폭염을 유해위험작업으로 분류해야 합니다. 그리고 폭염 시에도 노동자 스스로가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요. 그런데 그런 게 지금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얘기네요.

▶ 최강연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 노무사:

그렇죠.

▷ 김성준/진행자:

참 너무 미비한 게 많은 것 같고. 이러다가 정말 이렇게 계속되는 폭염에 더 큰 노동자들의 피해가 있으면 큰 일 날 것 같은데. 앞으로도 좀 유심히 잘 지켜봐주시길 바라겠습니다.

▶ 최강연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 노무사:

네. 알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강연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 노무사: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정의당 비정규직노동상담창구의 최강연 노무사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