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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한·중 합작 위안부 영화 '22'를 아십니까?"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8월 15일 (수)
■ 대담 : SBS 심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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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22>, 당시 중국 전역 생존 위안부 피해자 수 22명 뜻해
- 중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위안부 피해자 찾아다니며 증언 들어
- 中 개봉 당시, 중국 역대 다큐멘터리 영화 흥행 1위 기록 세우기도
-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소재 영화, 최소 680편 이상
- 위안부 소재 영화, 한국영화정보 사이트 등록된 23,000편 중 36편.. 0.15% 불과
- 위안부 소재 영화 중 <군함도>가 관객 수 659만 명으로 가장 많아
- 2016년 개봉한 <귀향>, 358만 명 관람…제작비 10배 이상 수익 내 흥행 성적 1위


▷ 김성준/진행자:

73주년 광복절인 오늘(15일). 당연히 잊어서는 안 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죠. 올해 들어서만 벌써 다섯 분이 돌아가셔서 이제 공식 생존 피해자가 27명으로 줄었습니다.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중 합작으로 만든 첫 번째 위안부 영화, <22>가 어제 개봉을 했습니다. SBS 데이터 저널리즘 팀 마부작침에서 이 영화의 개봉을 계기로 2차 세계대전 전쟁범죄인 홀로코스트, 이것과 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를 한 번 분석해봤습니다. 심영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심영구 기자: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선 한중 합작 첫 위안부 영화, <22>. 어제 개봉을 했는데. 이 22는 무엇을 뜻하는 건가요?

▶ SBS 심영구 기자:

이 영화가 2014년에 처음 제작을 시작했는데요. 그 때 당시에 중국 전역에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 수가 합쳐서 22명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22>로 영화 제목을 지었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우리가 27분 계시니까 우리보다 적네요.

▶ SBS 심영구 기자:

지금 그 사이에 저희가 27분이 됐는데요. 거기도 15분이 돌아가셔서 7분 남으셨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청취자 여러분들을 위해서 <22> 영화 줄거리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 SBS 심영구 기자:

다큐멘터리 영화여서 극적인 구성이나 다른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니고요. 제작진이 중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면서 증언을 듣는 겁니다. 어떤 상황에서 위안부로 가게 됐고, 어떻게 피해를 당하게 됐고. 또 이후에 어떻게 살아왔는지까지, 그렇게 듣고 있는데. 여기에 한국인 피해자, 중국에서 계속 머물면서 살고 계셨던 박차순, 이수단, 하상숙 할머니. 이 세 분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하상숙 할머니는 한국으로 들어오셨고, 영화 찍은 다음에요. 그 다음에 박차순 할머니는 돌아가셨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떻게 한중 합작을 할 수 있게 됐나요? 요즘 사실 한중 간에 문화 교류, 참 쉽지 않을 텐데.

▶ SBS 심영구 기자:

이게 얘기를 들으니까요. 중국 위안부 피해자를 만나보겠다는 취지로 한국 제작자, 한국 PD가 현지에 가서 섭외를 해서 촬영을 하려고 하는데. 중국에서 같은 취지로 촬영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난 거예요.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까 같은 취지로 하고 있구나. 그러면 같이 하자, 해서 한중 공동 제작이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고요. 그래서 감독은 궈커라는 중국인인데, 제작자는 아시아원 엔터테인먼트라는 곳의 김원동 대표. 이렇게 합작해서 만들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게 만들자마자 개봉한 게 아니라면서요.

▶ SBS 심영구 기자:

원래는 2017년 8월 14일. 8월 14일, 어제가 세계 위안부 기림의 날인데.

▷ 김성준/진행자:

딱 1년 전이네요.

▶ SBS 심영구 기자:

1년 전이요. 그 때 맞춰서 개봉하려고 했는데 중국에서는 일전에 한국에서 영화 <귀향>처럼 시민 후원이나 펀딩 같은 게 이뤄져서 거기서는 가능해졌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후원이나 배급사 선정 같은 게 어려워져서, 그래서 개봉을 못 하게 된 사연이 있었고요. 중국에서 워낙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흥행 돌풍이 돼서 550만 명이나 봤거든요. 그러면서 중국 역대 다큐멘터리 영화 흥행 1위를 했는데. 물론 그 기록은 올해 깨졌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다른 게 또 나와서요. 어쨌든요.

▶ SBS 심영구 기자:

예. 그러면서 공동 제작을 했으니까 돈이 생겼단 말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1년 지나서 개봉을 하게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이게 사실 직접적으로 1대1 비교를 하기는 여러 가지 맹점이 있습니다만. 2차 세계대전 당시 우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역사적으로 아픈 상처지만. 유럽에서는 또 홀로코스트, 유대인 학살이 우리와 비견될 수 있는 역사적인 비극이잖아요. 솔직히 말해서 저도 열심히 위안부 관련된 영화를 본다고는 봤지만. 제 기억으로는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영화 본 것과 비교하면 숫자로 도저히 비교가 안 될 만한 것 같아요. 제가 본 것만 해도 그러니까 홀로코스트 영화는 어마어마하게 많을 것 같은데요.

▶ SBS 심영구 기자:

네. 같은 전쟁, 2차 세계대전 당시에 벌어진 전쟁범죄라는 점에서 비교를 해봤는데. 또 그것을 소재로 영화가 많이 만들어졌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수백만 명이 학살을 당했던 부분과 여러 가지가 다르기는 하고요. 그런 상황인데.

▷ 김성준/진행자:

또 영화 산업의 규모도 그럴 수 있고.

▶ SBS 심영구 기자:

그렇죠. 유럽과 미국, 그런 곳을 합친 것과 한국이라는 나라 한 곳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사실 일률 비교는 어렵다는 생각은 했는데. 그래도 좀 참고는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저희가 집계를 해봤는데. IMDB라는 세계 최대 영화 전문 사이트가 있습니다. 거기서 저희가 키워드를 가지고 엄격하게 기준을 잡았습니다. 그러면서 내용들을 확인해서 관련성이 적은 영화나 정보가 아예 없는 영화는 뺐고요. 옛날 영화들은 많이 빠졌고. 그렇게 집계를 해보니까 685편으로 집계가 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홀로코스트 영화가요.

▶ SBS 심영구 기자:

예. 보통은 1,000여 편 이상 얘기를 하는데. 저희가 최소치로 본 게 680편 정도가 되는 것이고요. 그런데 위안부 영화는 저희가 역시 한국 영화가 제작된 이래로 한국영화정보 사이트가 있습니다. 영화정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위안부를 잠깐이라도 다룬, 잠깐 등장하는 것까지도 다 쳤거든요. 왜냐하면 위안부 영화 자체가 워낙 적었기 때문에. 그랬더니 한국영화정보 사이트에 등록된 영화가 23,000편인데 위안부 영화는 36편. 비율로 치면 0.15%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저는 오히려 또 놀라운 게 36편이나 위안부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명색이 취재 기자 생활을 했던 저도 그 중에서 기억이 나는 게 몇 개 없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도 부끄럽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참 우리가 얼마나 이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안 썼는지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된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 위안부 영화들 중에서, 위안부 영화를 놓고 흥행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은 사실 곤란하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중 합작 영화도 중국에서 그렇게 많은 관심을 끌었다고 하니까. 우리나라에서 만든 위안부 영화 중에서는 가장 관객들의 관심이 높았던 게 어떤 것입니까?

▶ SBS 심영구 기자: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위안부가 잠깐 등장하는 것까지 다 저희는 위안부 소재 영화로 분류했는데. 잘 아시는 <군함도> 같은 영화도 오말년이라는 캐릭터, 이정현 씨가 했던 캐릭터가 위안부 역할이었기 때문에 그것도 포함을 시켰거든요. 군함도가 관객 수는 가장 많습니다. 659만 명. 그런데 이게 손익분기점이 800만 명 정도 잡았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을 넘기지는 못 했던 영화고.

▷ 김성준/진행자:

본질과는 상관이 없는 논란이 벌어져서 좀 그런 게 있었죠.

▶ SBS 심영구 기자:

그런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고요. 그 다음에 가장 많았던 것은 <귀향>입니다. 2016년. 그게 358만 명인데, 제작비 10배 이상 수익을 냈습니다. 그래서 흥행 성적으로 따지면 그게 1위고요. 그리고 2017년에 <아이 캔 스피크>, 그게 328만 명. 최근에 개봉했었던 <허스토리>, 그 영화는 참 저도 봤고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을 했는데.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고요. 그런데 33만 명입니다. 33만 명이 그래도 방금 말씀드렸던 영화들 다음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위안부 관련 영화 중에서는.

▶ SBS 심영구 기자:

예. 역대 4위의 기록인데도 33만 명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한참 한일 관계가 안 좋아지고, 위안부 문제가 이슈로 등장할 때는 반짝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가. 또 그게 지나가면 관심이 식고 그런 아쉬운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심 기자 이 사안을 취재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영화라면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SBS 심영구 기자:

제가 볼 수 있는 영화들은 36편 중에서 거의 찾아서 봤는데요. 20편 이상은 봤는데. <아이 캔 스피크>를 저는 이번에 처음 봤는데. 이게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코미디 영화인데, 사상 첫 코미디 영화입니다. 위안부 소재로 한. 그러면서도 위안부 피해자의 현재를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위안부 피해자 하면 우리는 흔히 나눔의 집에 계시고, 수요 집회에 나가시고. 그런 우리가 생각하는 상이 있는데. 그게 우리 곁에 계신 분이고, 또 그런 소재가 자연스럽게 등장해서 우리가 웃음도 줄 수 있고, 눈물도 나게 할 수 있는. 그런 영화로 굉장히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아이 캔 스피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아이 캔 스피크>. 저도 기억에 많이 남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 얘기 나누죠. 심영구 기자 수고 많이 했습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가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다'. 이 할머니들의 외침 그대로 생존해 계신 분들 스물일곱 분.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저희 이 시간 마지막으로 이 할머니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 그리고 이 <귀향>에 출연한 강하나 배우, 그리고 영화 <낮은 목소리>를 연출한 변영주 감독. 이 세 분의 말을 들려드리면서 오늘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 조정래 감독:

강일출 할머니가 그리신 '태워지는 처녀들'이라는 그림을 보고. 저는 그렇게 고초를 겪었던 많은 소녀들이 다 살아서 돌아오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많은 일본군들이 퇴각하면서 그런 집단 학살을 했던 기록. 그리고 위안소를 운영하면서도 계속해서 아우슈비츠 같은 학살을 자행했다는 기록과 다름이 없는 그림이 '태워지는 처녀들'이었는데. 정말 완전히 몰랐던 사실이었고, 너무 경악했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던 것 같습니다.

▶ 강하나 배우:

저는 이 영화 <귀향>이 역사의 증거로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귀향을 통해 당시 소녀들의 아프고 슬픈 역사와 전쟁이 정말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 그리고 전쟁의 폐지와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서 계속해서 함께해 주셨으면 합니다.

▶ 변영주 감독:

일본 정부는 아직 사죄와 배상을 하지 않았고. 그 사이에 할머니들은 꽤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셨고. 대부분 돌아가셨어요. 저는 이 할머니들의 지난한 이십 몇 년 간의 싸움이야말로 우리나라에서 피해자가 스스로의 인권을 위해서 싸웠던 싸움 중 가장 크게 성공한 싸움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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