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에 첫 위안부 피해자 동상…日과 갈등 빚나

타이완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동상이 처음 설치됐습니다.

타이완 중국시보 인터넷판은 위안부 피해자 동상 제막식이 오늘(14일) 오전 국민당 타이난 지부 주변에서 열렸다고 전했습니다.

제막식에는 마잉주 전 총통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마 전 총통은 이 자리에서 "일본 정부가 반드시 위안부에게 정식 사과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청산에 힘을 쏟는 민진당 정부라면 이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어 역사적 아픔을 어루만져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허멍화 민진당 대변인은 민간단체의 자발적인 행동에 대해서 평론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민간단체와 함께 타이완과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직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타이난시 위안부 인권평등촉진협회는 이번 제막식을 계기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전에 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국제 위안부 단체와 연대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설치된 동상은 두 손을 들어 저항하는 소녀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피해자가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무력감과 저항 의지, 정의를 갈망하는 기대감을 상징하고 있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습니다.

동상 뒤에는 중국어와 영어, 한국어, 일본어로 된 안내판이 설치됐습니다.

타이완에서는 1천200명의 여성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존해 있는 타이완의 위안부 생존자는 2명으로 현재까지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타이완 역사학계는 일본 강점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국민당계열과 민진당 계열의 학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해 왔습니다.

앞서 필리핀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동상이 들어서 일본 정부가 반발하는 등 갈등을 빚은 끝에 철거되는 등 논란을 빚었습니다.

(사진=중국시보 캡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