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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여전히 '낮은 목소리' - '위안부' 영화의 현 주소

다큐에서 코미디까지 '위안부' 영화의 오늘

[마부작침] 여전히 '낮은 목소리' - '위안부' 영화의 현 주소
지난 7월 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가 별세했다. 올해 들어서만 '위안부' 할머니 5명이 숨져 이제 한국 내 공식 생존 피해자는 28명으로 줄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2018년 8월 15일 수요일에는 제 1,348차 수요집회가 열린다. 광복절 바로 전날인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한중 합작으로 만든 첫 '위안부' 영화 <22>도 8월 14일에 개봉한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제작된 '위안부' 소재 영화 36편 가운데 하나이다.
[마부작침] 상세 내용은 인터랙티브 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2차 세계대전 전쟁 범죄인 '홀로코스트'와 '위안부' 문제를 각각 소재로 한 영화를 비교해봤다. '홀로코스트' 영화는, 세계 최대 영화정보 사이트인 IMDb의 영화 정보에서 핵심 키워드 3개('Holocaust'(홀로코스트: 대학살), 'Auschwitz'(아우슈비츠), 'Concentration Camp'(강제수용소)) 가운데 하나 이상을 포함한 영화 중 관련성이 없거나 극히 적은 영화, 기본정보가 부족한 영화 등을 제외하고 685편을 추렸다. 한국의 '위안부' 영화는 KMDb(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한국영화 2만 2,998편 가운데 '위안부', '정신대'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에 관련 논문과 미디어 보도 등을 참고·보완하니 36편이었다.
[마부작침] 상세 내용은 인터랙티브 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최초의 한국 영화는 [사르빈강에 노을이 진다](1965)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일본 군국주의에 동조하던 한국인 학도병이 태평양 전쟁의 버마 전선에 배치되면서 겪는 고뇌와 갈등에 집중했고 영화에 잠깐 등장하는 '위안부'는 전체 서사에서 부차적 요소였다. 이후로도 한국 최초의 '위안부' 소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여자 정신대],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 등 영화 세 편이 제작됐지만 '위안부' 문제 자체보다는 영화의 소재로 소비하는 경향이 짙었다. 영화에서 성폭력과 여성의 신체에 대해 묘사할 때 가학적, 선정적, 남성중심적으로 했다는 비판도 있다. 영화 등급 분류 이전에 제작된 영화를 제하면 세 편 모두 연소자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위안부' 피해는 이때까지도 알려지지 않은 문제였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창립(1990.11.16.), 김학순 할머니의 '위안부' 피해 최초 공개 증언(1991.8.14.), 수요시위 시작(1992.1.8.). 이런 흐름 속에 '위안부' 문제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데 주목한, 기념비적인 작품이 탄생했다. 한국 다큐영화 중 처음으로 극장 개봉했다는 기록도 갖고 있는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 -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1995)이다. 2편과 3편까지 제작된 [낮은 목소리] 3부작은 '위안부' 피해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위안부' 다큐가 여러 편 나왔다. 극영화도 등장했다. [낮은 목소리]를 포함해 9편이 극장에 걸렸지만 관객 수는 많아야 수천 명이었다. 인기 TV드라마 [여명의 눈동자](1991.10~ 1992.2)에서 여주인공이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는 장면 등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위안부' 영화는 흥행과 거리가 멀었다. 여전히 '낮은 목소리'였다.
 
수요시위 1천 회를 맞아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졌다(2011.12.14.). 한일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합의가 발표되면서 찬반 논란이 거세졌다(2015.12.28.). 이런 분위기 속에 처음으로 흥행에 성공한 '위안부' 영화가 나왔다. 3.1절을 엿새 앞두고 개봉한 영화 [귀향](2016.2.24), 제작비 부족으로 반 년 넘게 개봉이 미뤄졌고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은 '문제 영화'라며 상영을 방해했다. 그럼에도 시민 7만 5천 명의 후원과 '영화 보기' 운동까지 일어나면서 전국에서 358만 명이 영화를 봤고 제작비의 10배 이상 수익이 났다. 이후 '위안부'를 소재로 한 최초의 코미디 영화 [아이 캔 스피크](2017) 역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함께 받으며 328만 명이 관람했다. 같은 해 일제의 강제 징용 만행이 벌어진 '군함도'와 섬에서의 탈출을 중심으로 다뤘지만 '위안부' 피해자도 적잖은 비중으로 묘사된 영화 [군함도]는 관객 수 659만 명을 기록했다. 제작비 지출이 커 수익을 내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흥행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위안부' 영화는 [귀향]과 [아이 캔 스피크] 두 편이다.
 
김희애, 김해숙 등의 출연과 민규동 감독의 연출로 화제를 모으며 2018년 6월 27일 개봉한 [허스토리]는 8월 현재 관람객 33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천만 영화가 드물지 않은 시대에 이 관객 수로도 역대 '위안부' 영화 관객 수 4위이다. 한중 합작 '위안부' 영화 [22]는 2017년 8월 14일 한·중 동시 개봉을 추진하다 실패했다. 그 과정에 정권의 배제 압력이 있었다. 기대 밖의 중국 흥행 성공에 힘입어 1년 만인 2018년 8월 14일 한국에서도 개봉하지만 관객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마부작침]은 또 한국에서 '위안부' 영화를 만들고 계속 제작하려는 제작자와 감독, 배우를 만나 인터뷰했다. 영화 [22]의 제작자 김원동 대표, 영화 [귀향]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 영화 [낮은 목소리]을 연출한 변영주 감독, 영화 [귀향]에 출연한 강하나 배우이다.

마부작침 <여전히 '낮은 목소리'> 페이지( http://mabu.newscloud.sbs.co.kr/201808murmuring/)에 접속하면 홀로코스트 영화 685편과 한국 '위안부' 영화 36편, 제작자와 감독, 배우의 인터뷰 등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마부작침] '위안부' 썸네일
*마부작침은 일본의 용어인 '위안부'에 동의하진 않지만 관련 법 등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마땅히 대체할 말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해 기사에 표현을 쓰되 모두 작은따옴표를 붙였다.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김학휘 기자 (hwi@sbs.co.kr)
안혜민 기자·분석가(hyeminan@sbs.co.kr)
김그리나 디자이너·개발자(greena@sbs.co.kr)
인턴 : 윤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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