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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채 고문 견뎠는데…'만삭 가석방'에 독립유공자 탈락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8.08.11 09:37 수정 2018.08.11 16: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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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맥결 여사가 1937년 옥고를 치렀던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제73주년 광복절이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제 강점기 때 활동했던 여성 독립운동가가 임신한 채 고문을 견디고도 '옥고 3개월'이라는 독립유공자 조건을 채우지 못해 서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흥사단에 따르면,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서훈 공적심사위원회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이자 서울 여자경찰서장을 지낸 고(故) 안맥결(1901∼1976) 여사의 유족이 낸 독립유공자 서훈 심사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공적심사위원회는 2016년 안 여사 유족에게 보낸 심사 탈락 통지에서 "최소 3개월 이상의 옥고가 확인돼야 하는 공적심사 기준에 미달해 독립유공자로 포상할 수 없다"고 사유를 밝혔습니다.

고 안맥결 여사는 3·1 운동에 참여하고 임시정부 선전원과 군자금을 모집하는 활동을 펼치다가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체포돼 1937년 6월 28일부터 11월 9일까지 종로경찰서에서 고문을 당했습니다.

이후 안맥결 여사는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가 1개월여 만인 같은 해 12월 20일 만삭이라는 이유로 가석방됐고, 이 때문에 '옥고 3개월' 조건을 채우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 흥사단과 유족 측의 설명입니다.

안 여사의 유족은 13년째 보훈처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왼쪽에서 세 번째)와 조카인 안맥결 여사(왼쪽에서 네 번째)의 생전 모습. [흥사단 제공]안 여사의 딸 멜라니아(75) 수녀는 "임신한 채 고문을 버티고 만삭이 돼 가석방됐는데,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수감 기간이 3개월 미만이라 자격 미달이라는 판단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흥사단은 공적심사 기준과 규정·매뉴얼을 확인하기 위해 보훈처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 거부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