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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석면 철거한다면서…교실에 그대로 가루 '풀풀'

<앵커>

방학을 맞아 전국 초중고교에서 교실 천장 석면을 철거하고 있습니다. 석면은 1급 발암물질이죠. 그런데 저희가 입수한 철거 작업 영상을 보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엉망입니다.

먼저 강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교실 천장 석면 철거작업이 한창인 한 초등학교입니다. 벽과 바닥에 노란 비닐을 씌워놓고 작업자들이 분주히 움직입니다.

석면 제거 작업을 할 때는 이렇게 비닐로 교실을 감싸는 이른바 보양 작업을 합니다. 석면 가루가 교실에 남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미세한 가루가 교실 안에 남거나 밖으로 새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비닐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고 아예 뜯어진 곳도 많습니다.

틈새로 새나간 석면 가루는 교실 어딘가에 붙거나 쌓여 있다가 아이들 호흡기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A 씨 (석면 제거 작업자) : 빨리 작업을 진행하라고 닦달을 하니까 작업자들이 규정대로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실질적으로. 저도 집에 초등학생이 있는데 (걱정됩니다.)]

작업자들 건강도 위협받습니다. 비닐로 밀폐된 내부 온도는 섭씨 40도가 넘습니다.

그러다 보니 방호복을 벗어던진 채 일하는 작업자들이 대부분입니다. 덥고 답답하다며 방진 마스크조차 쓰지 않습니다.

공기 중에 날리는 석면 가루가 고스란히 작업자 몸속으로 들어가는데도 관리 감독은 전혀 없습니다.

작업장을 나가기 전에는 석면 가루를 철저하게 씻어 내야 하지만 물티슈로 쓱쓱 닦아내는 게 전부입니다.

[B 씨 (석면 제거 작업자) : 거기 샤워 시설은 갖춰졌는데 이게 무용지물로, 시늉으로 그냥 설치만 해 놓고… 샤워해서 나온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요.]

석면 먼지가 날릴 수 있어서 빗자루질도 절대 해서는 안 되지만 규정 따로 행동 따로입니다.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보다 안전한 학교를 만들자는 건데 오히려 더 위험하게 만들어 놓은 거예요. 사실 지금 보여주신 이게 최악의 사례가 아닐 수 있습니다. 더 나쁜 사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김선탁)  

▶ 상시 감독한다며 연출사진 떡하니…석면 철거 감리도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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