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도심에 이런 흉물이"…쓰러져가는 '도시 빈집'의 속사정

<앵커>

내 집이 없어서 고민인 사람들이 많은데 한편에서는 주인 없이 버려진 빈집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빈집이 전국에 112만 가구,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도 27만 가구나 됩니다. 당장 개발할 수 없는 사정이 많아서 빈집들은 흉물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도시 빈집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인천의 구도심인 미추홀구의 한 동네, 무너진 기와집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폭우에 쓸려내려 간 이 집 기와가 옆집을 덮쳤다고 합니다.

[피해 주민 : 습기 차면 무너지고 막 바람에 날아오고 그래요. 앞에도 무너졌잖아요, 집이. 주변이 너무 불안하고요. 집도 빈집들도 많고 쓰러져가는 것도 많고….]

여기저기 무너지고 방치된 빈집에 쓰레기가 쌓이고 잡풀도 어지럽게 자라 동네 분위기가 을씨년스럽습니다.

132가구가 살던 이곳은 10년 전부터 주민들이 하나둘씩 떠나 현재는 빈집이 100곳에 달합니다.

[정환욱/방앗간 주인 : 25년 전만 해도 괜찮았지, 재건축한다고 하고 하면서….]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다 중단되길 20년 넘게 반복하는 동안 동네가 1990년대 모습에 그대로 머물러 있습니다.

재개발 지역은 신축이나 리모델링이 제한되기 때문인데 주민들이 나빠져 가는 주거 환경을 뒤로 하고 떠나다 보니 빈집이 계속 생겨난 겁니다.

[유순영/주민 : 다른 데로 나간 게, 너무 노후되다 보니까 여기 살 의욕이 안 생겨가지고.]

도시가스도 안 들어오고 전기 시설도 낡아 전기가 나가기 일쑤라고 합니다.

빈집이 많아진 동네는 보건 위생과 건물 안전, 범죄 측면에서 점점 더 취약해져 슬럼화하기 쉽습니다.

전국의 빈집은 112만 가구나 되는데 수도권에 27만 가구가 몰렸고 그 중 서울이 10만 가구에 육박한 실정입니다. 2050년에는 전국에 300만 가구가 넘을 거로 전망됩니다.

[서종국/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시재생 특별회계 등을 조성해서 점진적으로 확보해서, 이걸 공익 임대를 한다든지 공공시설로 활용한다든지.]

하지만 집주인들은 재개발 기대 때문에 집을 처분하려 하지 않고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어서 자치단체 주도의 공익적 개발이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현실을 보자면 심각해져 가는 인구 감소에 주택 공급은 포화 상태, 여기에 경기 침체까지 구도심을 개발해보려는 경제적 필요가 낮아지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해법이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최대웅,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종갑)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