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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SK 최태원, 112억 원 들고 라오스 대사관 찾은 까닭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7월 27일 (금)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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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 댐 붕괴…물 5t, 올림픽 정규 수영장 20만 개 채울 양
- 물 피해, 라오스 국경 넘어 캄보디아까지
- 사망자 27명, 실종자 131명, 이재민 11,000여 명 이상 추정
- SK, 폭우로 인한 댐 유실 주장…라오스 당국은 부실시공 문제 지적
- SK 최태원 회장, 라오스 대사관 방문해 112억 원 구호 성금 전달
- SK,라오스 댐 건설 설계, 시공, 구매, 운영까지 모든 책임

▷ 김성준/진행자:

한 주 간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경제 포커스>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이 SK건설과 서부발전이 짓고 있던 라오스 수력발전소 댐 사고. 벌써 닷새째 됐는데 계속 피해 지역이 확대되고 있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이 라오스댐 사고가 현지 시간으로 23일 오후 8시에 발생했는데요. 당시 한꺼번에 5억 톤의 담수가 마을을 뒤덮은 겁니다. 이 5억 톤이 어느 정도냐면 올림픽 정규 수영장 있죠, 8레인이 있는. 그 수영장의 20만 개 담수가 함께 쏟아진 거예요. 생생한 증언을 보게 되면 1시간에 1m씩 수위가 올라가더라. 그러면서 밑에 가라앉은 6개 마을의 수위를 보니까 최고일 때 16, 17m였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죠. 오늘로 닷새째인데요. 상류 지역의 물은 다행히 좀 빠지면서 복구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문제는 하류 지역이에요. 하류 지역은 상류에서 범람된 물 피해가 점점 확산되다 보니까, 라오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물이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까지.

▷ 김성준/진행자:

그게 다 메콩강이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이 메콩강이 얼마나 기냐면, 6개 국가가 인접해 있습니다. 맨 위로 중국,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길이가 무려 4,500km예요. 이게 세계에서 12번째로 긴 강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리가 베트남 전쟁 때 메콩강, 다들 알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러다 보니까 이게 지금 캄보디아에서만 5,000명 정도 대피했다고 하고요. 침수된 마을이 최초 6개에서 13곳으로 늘어났고, 3,000여 명이 고립돼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고요. 그리고 라오스 당국의 집계를 보게 되면. 지금 외신들도 이 집계를 신뢰하지 않고 있어요. 너무 적다는 건데. 사망자가 27명, 실종자가 131명, 이재민이 11,000여 명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우리도 그렇고 사실 일본도 지난번에 비 피해가 컸을 때 그랬습니다만. 재난 피해라는 게 나중에 다 수습되고 나서야 전체적인 피해 집계가 제대로 나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재난 방재 시스템이 잘 갖춰진 일본이라든지 우리나라도 그런데. 라오스는 아무래도 그런 게 취약할 텐데 참 걱정이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이미 재난 지역으로 선포는 했는데 물이 빠져야 되잖아요. 여기가 밀림 지역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위에서는 물이 계속 내려오고, 범람하고, 밑에서는 물이 빠져야. 구해달라고 지붕 위에서 SOS 하는 심정인데. 문제는 이게 자연재해냐, 인재냐. 이 공방도 치열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지금 그렇지 않아도 사고 원인을 두고 라오스 정부 입장 다르고, SK건설 입장 다르고, 또 사실은 초반에는 서부발전 입장도 다르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이게 워낙 대형사고다 보니까 사고 원인에 따라 책임, 보상, 시공사인 SK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SK건설 측이야 당연히 자연재해다. 이미 대형 댐 2개는 완공이 됐고, 5개 보조댐 가운데 마지막 한 개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여기가 지금 평소보다 일주일 만에 1,000mm, 하루에 거의 450mm의 비가 내려서 평소의 세 배의 비가 쏟아지다 보니까. 댐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서 이게 붕괴가 아니라 유실이다, 자연재해라는 것이고요. 그러나 라오스 당국, 외신들은 다릅니다. 이 부실시공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특히나 같이 발전소 운용사인 서부발전 측이 국회 보고한 자료를 보게 되면 이미 사고 발생 4일 전, 그러니까 7월 20일 현지 시간으로부터 보조댐 중앙부에서 11cm 정도 침하가 발생했다. 이틀 뒤에는 상단부 10곳에서 균열이 나타났기 때문에. 이것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 김성준/진행자:

빨리 대피해야 한다고 연락도 했다고 하던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부실시공에 무게를 두는 증언이 나오고 있는데요. 물론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이 책임 공방은 굉장히 치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사고의 원인도 원인입니다만. 사고를 인지한 뒤에 SK건설의 조치가 미흡했다. 이런 얘기도 나오더라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지금 초기 대응, 늑장 대처 논란도 피하기 어려운데요. 지금 보면 유실이 확인됐다면 문을 열어서 방류를 하기 시작해야 하거든요. 이 시점이 늦었다는 겁니다. SK건설이 댐 상부의 일부 유실물을 확인한 시점이 22일 밤 9시였어요. 그런데 바로 라오스 당국에 신고해서 주민들 대피시키고 긴급 복구 작업 했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문제는 수위 조절을 위해서 본댐 방류한 시점이 다음날 23일 오전 3시에요. 6시간이 비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 동안 물이 계속 찼을 것이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이러다 보니까. 또 하나는 주민 대피 시점도 논란인데. SK건설은 당일 바로 신고해서 주민 대피 시켰다고 하지만. 서부발전 측은 아니다, 23일 오전 11시부터 대피 시작했다고 하다 보니까. 이게 초기 대응이 허술해서 인명 피해를 키웠다. 인재다. 이런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이런 사고가 라오스에서 처음이 아니라면서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벌써 똑같은 댐에서 세 번째예요. 이 댐에서만. 지금 2016년 12월에도, 그리고 지난해 9월에도 같은 댐에서 일부 붕괴가 발생해서 시설과 재산 피해가 났습니다. 때문에 라오스 국회에서 청문회까지 열렸어요. 청문회에서는 수력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안전기준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요구가 나왔는데. 이게 정작 후속조치 안 하고 있다가 이런 안전불감증이 사고를 더 키웠다는 건데요. 사실은 라오스 전체에 문제점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라오스가 변변한 주력 먹거리가 없습니다. 여기는 자원도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수력 발전 수출을 주력상품으로 키운 거예요. 메콩강 인근에 이미 46개 수력발전소가 있는데. 2020년까지 54개를 더 짓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여기서 만든 전력 수출이 라오스 전체 수출의 30%에 육박할 정도로. 그러면서 이런 것들도 굉장히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전력 수출이라면 결국 바다 건너로 수출할 수는 없는 것이고. 인도차이나 반도 안에 있는 나라들에 수출하겠네요. 태국이나 이런 쪽에.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어쨌든 이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기는 해야겠습니다만. SK건설이 시공사이다 보니까, 시공사로서의 책임이 상당 부분 될 것 같은데. 이 정도 인명 피해가 나왔으면 대단한 재난인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오늘(27일) SK 최태원 회장이 라오스 대사관을 방문해서 일단 1,000만 달러 구호성금으로, 약 112억 원 정도를 전달했고요. 또 외교부도 100만 달러 정도 구호금은 냈는데. 문제는 지금 다국적 기업 4곳이 합작법인을 통해서 수주한 것입니다. SK건설이 지분 26%를 가지고 있고요. 또 서부발전이라고 해서 한전의 발전 자회사인데, 여기도 지분 25%. 그리고 태국 기업이 25%, 라오스의 국영기업이 24%의 지분을. 이렇게 네 곳이 투자했는데. 다행히 공사 수행 전에 건설공사보험이라고 7,000억 원 정도 보험은 가입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보험에서 보장받을 수 있는 범위 조건이 불확실한데다가. SK가 사실은 이 프로젝트의 설계, 시공, 구매, 운영까지 모든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분에 따른 책임이 아니고 전체적인 책임이네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라오스대사관에서 깜수와이 깨오달라봉 대사에게 라오스 댐 사고 관련 1천만 달러 기탁 후 위로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연합뉴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태국과 라오스 국영기업은 판매 쪽. 그리고 서부발전은 완공한 이후 27년간 운영 쪽. 이러다 보니까 SK가 지금 가장 큰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 김성준/진행자: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시공사인 SK의 책임이 전적으로 있는 거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그러다 보니까 만에 하나 부실시공이다, 그로 인해서 댐에 균열이 생겼다고 하면 SK의 피해 보상, 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고요. 그런데 또 SK는 해외 사업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보니까 이미지 추락도 굉장히 심각할 수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보험을 들었기 때문에 당장 이 사고에 대한 비용 부담은 덜겠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가 중요한 것이잖아요. 예를 들어 이렇게 되면 SK건설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우리 건설사들 향후 해외 수주에도 좀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이게 전 세계적으로 볼 때도 그렇게 작은 사고는 아닌 것 같은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이게 왜냐하면 ODA라고 해서 공적개발원조. 우리나라 정부 돈도 투입이 됐어요. 그러니까 공적개발원조라는 게 무엇이냐.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위해서 차관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도 우리 정부가 최초의 민간합동으로 인해 이 기금, 950억 원을 이 프로젝트에 투입한 겁니다. 때문에 우리 정부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물론 한국 정부가 직접 이 사업주체는 아니지만. 우리 세금으로 원조를 지원했다. 그리고 수백 명이 실종되고, 수천 명의 이재민을 잃었다는 점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문제는 올해 굉장히 건설 여건이 좋지 않아서 해외에 대부분 올인하고 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요즘 건설사들 장사 잘 된다던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장사는 잘 되는데 앞으로 계속 규제가 있다 보니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해외 수주가 1년 전에 비해서 상반기에만 12%가 늘었고요. 특히나 이 동남아 지역, 예를 든다면 라오스부터 태국, 베트남. 이런 국가에서 수주한 금액은 49%나 늘어났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요즘 동남아가 좀 뜨는 지역이죠. 건설 시장 같은 곳에서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 동안 가격경쟁력 대신에 우리의 풍부한 경험, 기술을 갖고 있다. 이것을 홍보해 왔는데 이런 사고가 났다 보니까. 앞으로 수주한 건, 계속 나올 건들에 대해 상당히 이미지 실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한참 얘기 들어보니까 베트남이 그렇게 인기를 끌다가 우리 진출 시장으로. 라오스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그런 일환으로 이런 공사도 수주했을 텐데 사고가 나서 걱정스럽기는 합니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정리하죠. 지금까지 <경제 포커스>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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