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국방위 기무열전 ① - 기무사 문건 1부는 어디로?

[취재파일] 국방위 기무열전 ① - 기무사 문건 1부는 어디로?
▲ 국회 국방위에 출석한 이석구 사령관과 송영무 장관

어제(24일) 20대 국회 후반기 첫 국방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예상대로 기무사 계엄 문건 청문회를 방불케 했습니다. 하극상 난타전, 진실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국회 위증죄를 다툴만한 발언들이 수두룩 나왔습니다. 하여 어제 국방위 '기무 열전'을 3편으로 정리해 소개하겠습니다.

장안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기무사 계엄 문건이 USB에서 나와 빛을 본 건 지난 3월 16일이었습니다. 이석구 기무사령관이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문건을 제출한 날입니다. 그런데 이석구 사령관은 그날 8쪽짜리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과 67쪽짜리 '대비계획 세부자료' 묶음 2부를 갖고 과천의 기무사령부를 출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부는 송영무 장관에게 줬는데 나머지 1부의 행방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 이석구 사령관 "세절했다(잘게 자름)!"

국방부 차관 출신의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과 이석구 사령관의 질의와 답변입니다.

백승주 : 그날 사령부 나설 때 2부를 출력해 갔습니다. 맞죠?
이석구 : 맞습니다.
백승주 : 1부는 장관실에 줬고, 한 부는 어디 뒀습니까?
이석구 : 1부는 보고 후에 세절했습니다.
백승주 : 그날 수행한 인원인 누구입니까?
이석구 : 정책협력과장 김00 대령입니다.
백승주 : 김 대령은 기무사령관이 청와대 업무 협조할 때 많이 수행했죠? 1부를 다른데 어디에 보고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석구 : 자신 있게 말씀드리는데 2부를 출력해서 가서 장관실에 들어갈 때 1부 갖고 들어갔고 끝나고 난 다음에 중식 후에 바로 복귀했기 때문에 그걸 그대로 갖고 와서 세절했습니다.


이석구 사령관은 3월 16일 8쪽짜리와 67쪽짜리가 함께 묶인 문건 2부를 가지고 정책협력과장 김 모 대령과 사령부를 떠났습니다. 국방장관실에는 1부만 들고 가서 제출했고 나머지 1부는 점심 먹고 복귀해서 세절했다는 게 이석구 사령관의 주장입니다.

● 이석구 사령관의 착각 또는 거짓말…설명 못 한 '1시간'

이석구 사령관은 어제 국방위에서 국방부에 도착한 시간을 3월 16일 오전 11시 40분쯤이라고 밝혔습니다. 송 장관에게 문건 1부를 전달하고 12시 직전에 나왔다고 하니 점심 먹고 사령부로 복귀해서 세절했다는 주장에 큰 허점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 사령관의 발언은 부정확했습니다. 정해일 국방부 군사보좌관은 "출입기록을 확인한 결과 이석구 사령관은 그날 10시 38분에 국방부 2층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정 보좌관의 지적에 이석구 사령관은 흠칫 놀라더니 인정했습니다. 이석구 사령관은 송영무 장관에게 문건 1부를 준 뒤 점심시간까지는 1시간 이상 여유가 있었습니다. 백승주 의원은 이 사령관의 청와대행(行)을 의심했습니다.

● 왜 2부를 뽑았고, 왜 청와대 연락관을 대동했나!

하릴없이 들고 다니다 세절할 문건이었다면 애초에 왜 뽑았을까요? 또 기무사 정책협력관은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드는, 사실상 기무사의 청와대 연락관입니다. 이 사령관의 측근 중 측근으로 통합니다. 이석구 사령관은 왜 그를 대동했을까요? 기무사 핵심 관계자는 "사령관이 청와대를 방문할 때면 거의 정책협력관과 함께 간다"며 "사령관이 2부를 갖고 나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말이 파다하다"고 말했습니다.

착각이었는지 거짓말이었는지 모르지만 이 사령관은 국방부 방문 시간을 바르게 못 댔습니다. 이석구 사령관은 어제 국방위에서 3월 16일 11시부터 점심시간 사이의 행적은 끝내 설명할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날 청와대 연락관을 대동한 이유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1부를 세절했는지 어디엔가 전달했는지 특별수사단이 밝혀야 할 새로운 과제입니다.

▶ [취재파일] 국방위 기무열전 ② - 시행계획 vs 참고자료
▶ [취재파일] 국방위 기무열전 ③ - 대령의 반란(?)…진실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