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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휴식 안 지키면 엄벌" 발표했지만…여전한 '땡볕 노동'

<앵커>

폭염 특보까지 내려진 가마솥더위 아래에서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무시되는 건설 현장의 실태를 지난주 보도해드렸습니다.( ▶ 폭염특보 휴식? "처음 들어요"…땡볕에 일하는 노동자들) SBS 보도 직후 고용노동부가 노동자의 열사병 예방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면 엄정 대응하겠다고 공식 발표까지 했는데 현장은 달라졌을까요?

백운 기자가 취재했던 곳을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엿새 전 취재했던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원래 하나였던 그늘막이 2개 더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노동자들은 여전히 공사용 합판이나 땅바닥에서 쉬고 있습니다. 1시간 넘게 지켜봤지만 보장돼야 할 휴식 시간도 없었습니다.

오늘(23일)도 서울에 폭염 특보가 내려졌지만 1시간 일하면 10분 이상 쉬라는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무시되고 있었습니다.

[건설 노동자 : 급격하게 바뀐 건 없는데요. 일하는 사람들은 몇백 명 되는데 그늘막 휴게시설은 천막 한두 동 갖다 놓는다거나, 냉방 시설이 안 되어 있는 컨테이너 한두 개 갖다 놓는다거나…]

다른 건설 현장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 때문에 아예 점심도 거르고 일을 합니다.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정오부터 2시간 동안 야외 노동을 피하라는 서울시 권고는 현장에서는 공허한 구호일 뿐입니다.

건설 책임자에게 이유를 묻자 거친 반응이 되돌아옵니다.

[찍지 마시라고요. 빨리 112 불러.]

[건설사 관계자 : 우리가 지금 40분 일하고 20분 휴식시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가 안전교육장 에어컨 돌리면서 그것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현장의 노동자는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합니다.

[건설 노동자 : 휴게실 이용(을) 할 수가 없고, 몇백 명이 되는 근로자가 열 명이나 열다섯 명 들어가면 꽉 차는 그런 휴게공간을 이용하는 거는 말이 안 됩니다.]

고용노동부가 폭염과 관련해 건설 현장에 내린 시정조치는 지난달 초부터 지금까지 10건밖에 안 됩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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