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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책영사 38 : 한병철의 '피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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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책영사: 책과 영화 사이]에서는 출간 당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피로사회'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피로사회'는 2010년 가을, 독일에서 출간되었고, 2012년 3월에 한국어판이 나왔습니다.

아주 쉽다고 볼 수 없는 인문학 책임에도, 그 해에만 4만 권이 넘게 팔리는 등 독일을 넘어 한국에서까지도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피로사회'를 통해 한병철 씨는 현재 우리 사회는 성과 중심의 사회고, 그 사회가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고 말합니다.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부정성'과 '긍정성'입니다.

과거 20세기 이전의 사회를 한병철씨는 '규율사회'라고 지칭합니다.

규율사회는 부정성의 사회로, '~해서는 안 된다'라는 금지의 부정성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 시대가 중요시하는 가치와 반대되는 것이 등장하면, 그에 저항하고 없애려고 합니다.

하지만 21세기로 들어서면서, 규율사회를 지배하던 규제라는 것이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이 되면서, 우리 사회는 부정성 대신 긍정성을 가진 사회로 변하게 됩니다.

문제는 현재 사회가 이러한 긍정성이 과잉 되었다는 점입니다.

우리를 규제하던 규율들이 완화되고, 사회에 존재하는 가치를 배제하지 않고, 모두 다 인정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긍정성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불가능하지 않은 사회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더 높은 성과를 내려고 합니다.

긍정성이 포화되며 성과를 위해 자기 착취를 하게 되고, 이러한 것이 우울증, 소진증후군과 같은 신경증적인 증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우리는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것입니다.

자기 착취가 만연한 성과사회의 해결책으로 한병철씨는 '깊은 심심함'과 '치유적 피로'를 언급합니다.

뭐든지 빨리해내야 하는 것이 아닌, 잠시 멈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이죠.

이때 '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탈진상태가 아닙니다.

스스로를 갉아먹는 착취적 자아에서 벗어나, 완전히 다른 종류의 주의를 가능하게 합니다.

책이 출간된 지 6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사회는 여전히 성과 중심 사회입니다.

그러나 2018년 현재, 사람들이 자기착취에 대해 자각하고, 탈출구를 찾으려고 하는 움직임이 조금은 보인다는 것입니다.

긍정성 과잉의 세상에서 사람들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글: 인턴 김나리, 감수: MAX, 진행: MAX, 출연: 남공, 안군, 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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