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시뻘건 불바다'…공장 화재에 주민들 뜬 눈으로 밤새워

인천시 서구 합성수지 공장 화재 현장은 시뻘건 불기둥이 치솟는 등 전쟁터의 폭격현장을 방불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건 어젯(16일)밤 11시 40분 인천시 서구 오류동의 한 합성수지 제조업체에서였습니다.

합성수지 제조 공장인 이곳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발생한 불은 삽시간에 공장 일대를 뒤덮었습니다.

약 5천㎡ 면적의 공장 마당에 쌓여 있던 다량의 가연성 단열재에 불이 옮겨 붙자 불기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직선거리로 불과 200m 떨어진 검단 지역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시뻘건 화마가 공장 일대를 집어삼키는 등 맹렬하게 타오르자 불안감에 떨기도 했습니다.

주민 이 모(48) 씨는 "집 안에 있는데 '펑'하는 폭발음 소리가 났다"며 "밖을 내다보니 인근 공장에서 불길이 보였는데 불이 삽시간에 번졌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소방본부는 오늘 새벽 0시 1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타 시·도 인력까지 지원받으며 진화작업에 사력을 다했지만 불길을 잡긴 쉽지 않았습니다.

우선 불에 잘 타는 가연성 제품들이 대거 불에 붙었고, 공장 건물 방화구역 기능이 불충분해 인근 공장으로도 불이 옮겨 붙었습니다.

1공장·2공장·가공장 등 건물들도 충분한 거리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불길이 쉽게 번졌습니다.

아울러 화재현장은 소규모 공장과 점포들이 밀집한 지역 한가운데에 있고 진입도로도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아 소방차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새벽 3시 43분쯤 불길이 완전히 잡혀 화재 확산 우려는 낮아졌지만 인근 아파트 주민 상당수는 불안감에 밤새 뜬눈으로 지새웠습니다.

큰 불은 모두 잡혔지만 새벽 4시까지도 연기와 불빛은 20∼30m 떨어진 곳에서도 보일 만큼 잔불은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인천소방본부는 대응 1단계를 유지하며 잔불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