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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 제재로 서방 떠난 자리 러시아가 채울 것"

이란 최고지도자의 최측근인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외무 담당 수석보좌관은 다음 달 재개하는 미국의 제재를 피해 서방 기업이 떠났으나 러시아가 그 자리를 채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에 맞서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을 확인하기 위해 최고지도자의 특사 자격으로 11일 러시아를 방문했다.

벨라야티 수석보좌관은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뒤 이란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이란을 떠나기로 한 서방을 대체해 이란의 석유·천연가스 분야에 500억 달러(약 56조원)를 투자할 준비가 됐다고 푸틴 대통령이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로스네프트, 가스프롬 네프트가 이란의 석유·천연가스 사업에 100억 달러(약 11조 원)를 투자하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핵합의 탈퇴와 대이란 제재 복원을 선언하자 이란 가스전에 투자하기로 최종 계약까지 했던 프랑스 토탈이 철수하기로 했고, 영국 BP도 이란 국영 석유회사와 합작 사업을 유보했다.

벨라야티 수석보좌관은 "양국은 석유, 평화적 원자력 기술, 통신 분야와 함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란 남부 차바하르 항구를 잇는 철도 건설에 협력하기로 했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2시간 동안 회담이 양국의 국익을 증진하는 데 매우 건설적이었고 명확했다"고 덧붙였다.

중동 현안과 관련, 그는 "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의 합법적 정부와 이라크가 주권을 수호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데 푸틴 대통령과 뜻을 모았다"면서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 이란, 터키가 시리아의 평화를 위해 아스타나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벨라야티 수석보좌관은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돈독하게 하자는 내용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메시지를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그는 전날 모스크바에 도착한 뒤 이란 언론에 "지금은 매우 중요한 상황으로, 전 세계가 국제적 규칙에 아랑곳하지 않는 고집쟁이(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주도권을 내줬다"면서 "이란과 러시아가 협력을 증진해 맞서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벨라야티 수석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목해 쓴 '어씨'라는 이란어 단어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제 뜻대로만 한다는 뜻으로, 이란에서는 통상 고집불통인 어린이에게 사용한다.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다음 달 6일부터 대이란 제재를 재개하는 데 대응해 전통적 우방이자 핵합의 서명국인 중국, 러시아와 전방위 협력을 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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