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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바늘구멍 통과 같은 난민 인정…신청 과정 들여다보니

<앵커>

유럽이나 미국 얘기인 줄만 알았는데 난민 문제, 우리한테도 이제 현실입니다. 1년에 1만 명이 난민으로 받아달라고 신청을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 어느 정도나 준비가 됐을까요.

김학휘 기자 설명 먼저 들어보시죠.

<기자>

이 에티오피아인은 한국에서 취업할 수 있고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안다가추 씨는 '정치적 이유'로 한국에 온 난민입니다.

석 달 전 난민 인정을 받기까지 3년 3개월이 걸렸는데, 면접 심사는 2016년 약 1시간 반 동안 딱 한 차례 받았습니다.

[안다가추(가명)/에티오피아 (난민 인정자) : 고국에서의 제 정치적 상황과 구금 같은 전체 이야기를 다 하지 못했습니다.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행정소송을 걸어 난민 인정을 받았습니다.

<앵커>

이렇게 딱 한 번, 한두 시간 얼굴 보는 거로 사실상 심사는 끝입니다. 추가 심사를 한다고는 하지만 하루에 700명 넘는 사람들을 서류만 보고 골라냅니다. 결국은 난민을 거절하기 위해서 심사한다는 얘기가 나올 만도 합니다.

<기자>

법무부 1차 심사를 맡는 공무원 37명이 한 해 평균 신청자 269명을 심사합니다.

2차 심사는 법무부 차관 등 15명으로 구성된 난민위원회에서 합니다.

지난해엔 6번 회의를 열어 4,542명을 심사했습니다.

분과위원회에서 사전심의 한다지만 하루 회의 한 번에 757명을 심사한 꼴입니다.

[전수연/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 : 조사의 질과 양이 담보되지 못한다는 것. 훈련되지 못한 통역인들이 통역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난민 신청을 받기 시작한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신청자 3만 2,733명 가운데 792명이 난민으로 인정됐습니다.

난민 인정률 4.1%.

세계 190개국의 평균 난민 인정률은 29.9%입니다.

OECD 37개국 중에서 따져보면 한국의 인정률은 35위입니다.

<앵커>

이렇게 심사가 부실하다 보면 보호가 꼭 필요한 진짜 난민은 떨어지고 반대로 걸러내야 할 위험한 사람이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난민을 심사하는 방법을 손보겠다고 발표했는데 더 많은 고민이 그래서 필요합니다.

(취재 : 김학휘, 영상취재 : 이용한, 편집 : 김경연·정용희, 디자인 : 장지혜) 

▶ [마부작침] '난민 문제, 이것부터 보고 보자'…최초 공개 대한민국 난민 보고서 ①
▶ [마부작침] '난민 문제, 이것부터 보고 보자' 최초공개 대한민국 난민 보고서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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