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농구' 남북 선수들 화끈한 득점 행진…관중 열광

<앵커>

어제(4일) 평양에서 15년 만에 열린 통일농구는 그 의미만큼이나 볼거리도 풍성했습니다. 남과 북의 선수들은 힘을 합쳐 화끈한 득점 행진을 펼치며 1만여 명 관중을 열광시켰습니다.

김형열 기자입니다.

<기자>

평화팀의 남측 임영희가 패스를 찔러주자, 북측 리정옥이 레이업 슛으로 연결합니다.

번영팀에서는 북측 박옥경의 어시스트를 남측 강이슬이 3점포로 마무리합니다.

남북 각각 6명이 한 팀을 이뤄 평화와 번영팀으로 맞붙은 우정의 대결에서 선수들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것처럼 찰떡 호흡을 뽐냈습니다.

경기 도중 넘어지면 서로 일으켜주고 벤치에서도 함께 응원전을 펼치며 다음 달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에 앞서 화합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북측 박진아는 2m 5cm의 큰 키를 앞세운 고공 농구로 눈길을 끌었고 남측에서 건너간 장내 아나운서는 우리 발음에 북의 용어로 중계해 재미를 더했습니다.

[박종민/남측 장내 아나운서 : 첫 번째 '개별 선수 반칙'(개인 파울)입니다.]

화끈한 득점 행진과 응원이 이어지며 모두가 승부를 떠나 웃을 수 있었습니다.

[리정옥/평화팀 (북측) : 우리 민족은 둘로 갈라놓을 수 없는 정말 하나의 민족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남자부에서는 남북 선수들이 번갈아 가며 덩크슛을 터뜨려 화합의 축제를 더욱 화려하게 장식한 가운데 평화와 번영팀이 102대 102로 사이좋게 비겼습니다.

[허재/평화팀 감독 (남측) : (남측 선수들이) 북측 선수들하고 잘 어울리는 것 같고 평생 기억에 남을 경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15년 만에 열린 통일 농구는 오늘 남측과 북측 선수들의 맞대결로 뜨거운 열기를 이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