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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태풍 '쁘라삐룬' 물러가자 '마리아' 오나…이르면 주말쯤 알 수 있을 듯

[취재파일] 태풍 '쁘라삐룬' 물러가자 '마리아' 오나…이르면 주말쯤 알 수 있을 듯
7호 태풍 ‘쁘라삐룬’이 오늘(4일) 오전 독도 부근 해상을 지나 동해 먼바다로 물러가고 있다. 태풍 ‘쁘라삐룬’은 오늘 밤 9시쯤 일본 삿포로 남서쪽 약 470km 부근 해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태풍 ‘쁘라삐룬’이 물러가자마자 북서태평양에서는 또 다른 태풍의 씨앗이 만들어 지고 있다. 오늘 낮 12시 현재 괌 남동쪽 약 200여km 부근 해상에서는 태풍의 씨앗인 소용돌이 구름이 발달하고 있다. 소용돌이 구름 중심의 위치는 북위 11.5도, 서경 146.4도다. 북서태평양 남쪽지역에서 태풍의 전 단계인 열대저압부(TD, Tropical Depression)가 발달하고 있는 것이다. 태풍으로 발달하지 않은 만큼 아직 이름은 없는 상태다.

오늘 낮 12시 현재 이 열대저압부의 중심기압은 1004hPa(헥토파스칼), 중심에서는 초속 15m의 바람이 불고 있고 순간적으로는 초속 23m의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자료:일본 기상청). 일본 기상청은 이 열대저압부가 내일 낮 12시쯤에는 중심기압 1000hPa, 중심 부근에서는 초속 18m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통 열대저압부의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17m를 넘어서면 태풍으로 분류한다. 태풍으로 분류되면 이름을 갖게 되는데 ‘쁘라삐룬’ 다음의 태풍 이름이 ‘마리아(Maria)’다. 따라서 지금부터 내일 낮 사이에 제8호 태풍 ‘마리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관심은 무엇보다도 태풍 ‘마리아’가 어디로 향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태풍 ‘쁘라삐룬’의 예상 진로가 서해안으로 북상하는 것부터 일본 규슈지역으로 북상하는 것까지 다양했던 것처럼 태풍이 만들어지는 초기에 진로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태풍이 중위도까지 북상하지도 않은 저위도 지역에 있을 경우 하루 이틀 예측도 아닌 5일, 1주일 이상 앞서 태풍의 진로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현대과학으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태풍의 진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다. 우선 기본적으로 태풍 자체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태풍이 현재 어느 정도나 강한지,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구조는 어떻게 생겼는지, 어느 방향으로 얼마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지 등이다.

두 번째는 태풍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환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저위도에 있을 때는 편동풍에 대한 정보다. 위도 30도 이하 저위도에서는 태풍이 동풍에 의해 서쪽으로 이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태풍이 위도 30도 이상 중위도에 올라오면 편동풍이 아니라 이번에는 편서풍의 영향을 주로 받게 된다. 서풍이 태풍을 동쪽으로 끌고 가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위도 상층 기압골의 위치와 제트기류 등이다. 태풍이 중위도까지 북상해 어떤 형태의 상층 기압골을 만날 것인지, 강한 서풍인 제트기류는 어디에 있는지, 또 그 세기가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서도 진로가 달라질 수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 또한 태풍의 진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태풍에 비하면 엄청나게 큰 벽에 해당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을 밀어내거나 잡아당기지 못하고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북태평양 고기압이 앞으로 확장을 할 것인지 아니면 수축을 할 것인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진로를 제대로 예측할 수 있다. 태풍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바닷물이 얼마나 뜨거운지도 중요한 변수다. 태풍이 뜨거운 바다를 오랜 시간 동안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더 강하게 발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풍 자체에 대한 정보부터 태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변 환경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정확하게 알아야 예상 진로를 최대한 정확하게 예측 할 수 있다. 특히 하루 이틀 정도가 아니라 이 모든 정보를 1주일이나 열흘 정도 일찍 알 수 있어야 태풍의 예상 진로를 1주일에서 열흘 정도 일찍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 모든 정보를 1주일에서 열흘 정도 일찍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아직 태풍으로 발달하지도 않은 제8호 태풍 마리아의 씨앗을 두고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아닌지 아니면 중국으로 향할 것인지 일본으로 향할 것인지 얘기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의미가 없는 이유다.

물론 예측 모델(S/W)이 있는 만큼 1주일, 열흘 아니 한 달도 얼마든지 예측은 가능하다. 다만 하루 이틀도 아닌 1주일, 열흘, 그 이상은 그 누구도 정확도를 장담할 수 없다. 한 예로 열대기상을 전공하는 한 개인(Levi Cowan)이 인터넷에 열대성 저기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Tropical Tidbits, https://www.tropicaltidbits.com/) 자료를 보면 예측 모델과 조건에 따라 태풍 마리아의 예상 진로는 중국 남부부터 일본 동쪽 북태평양까지 다양하다(아래 그림 참조). 공식적인 자료는 결코 아니지만 다양한 진로 가운데 한반도로 북상할 것으로 예측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tropical tidbits 자료가 가능한 모든 예상 진로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또 다른 예상 진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태풍 ‘마리아’ 예상 진로(자료:Tropical Tidbits)
아직 정확한 진로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태풍 마리아가 북상할 경우 태풍 '쁘라삐룬' 보다는 훨씬 더 강력할 것이라는 점이다. 태풍 '마리아'는 '쁘라삐룬'에 비하면 적도 근처 저위도에서 발생해 뜨거운 바다를 더 오랜 시간 통과하면서 보다 강력한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가지 가능성 가운데 한반도로 다가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좀 더 정확한 자료가 나올 때까지 태풍 '마리아'를 주의 깊게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연하지만 태풍에 대해서는 늘 대비를 해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태풍 '마리아'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태풍이 북위 20도 부근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주말쯤에나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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