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5살 소녀-터키 군인의 뭉클한 이야기…58년 세월 넘은 인연의 끈

[SBS 뉴스토리] 두 개의 이름, 아일라 김은자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1월, 터키군은 참전 한 달 만에 최전선으로 배치됐다.

중공군의 개입으로 UN군 피해가 유난히 컸던 평안남도 군우리 전투.

어느 날, 총탄이 빗발치던 전쟁터에서 터키군 슐레이만 하사는 어린 여자아이를 발견했다.

충격과 공포가 얼마나 컸는지 아이는 이름도 나이도 집도 잊은 채 말조차 할 줄 몰랐다.

슐레이만은 둥글고 노란 아이의 얼굴을 빗대 아일라(터키어 ‘달빛’)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아일라도 슐레이만을 바바(아버지)라 부르며 품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 교전이 벌어지는 현장에서도 둘은 함께 했다.

이렇게 1년 반 동안 둘은 전우처럼 부녀처럼 정을 쌓아갔다.

그러던 1952년 봄, 슐레이만에게 귀국명령이 떨어졌다.

슐레이만은 귀국선에 아일라를 몰래 태우려고 상자를 만들어 그 속에 아일라를 넣었으나 적발되고 끝내 둘은 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울며불며 매달리는 아일라에게 “꼭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남긴 채...

하지만 전쟁직후 폐허가 된 한국에서 흑백사진 속 아일라라는 이름으로, 또 터키군인 바바(아빠)라는 단서만으로는 서로를 찾을 길이 없었다.

아일라는 터키군 바바를 가슴에 안은 채 김은자라는 이름으로 그리움의 세월을 살게 된다.

이 사연은 터키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큰 감동을 안겨줬고, 한국전쟁을 68년을 맞아 국내에서도 개봉(6월 21일)한다.

(취재:김희남/영상:김초아/스크립터:김진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