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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몰타에 "난민구조선 받아라"…난민선 떠넘기기 재연

지난 10일 아프리카 난민 약 630명을 태운 국제구호단체의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가 이탈리아와 몰타의 떠넘기기 속에 결국 스페인으로 향한 것을 계기로 난민 문제를 둘러싼 유럽의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가운데, 유사한 사건이 재연됐다.

지난 1일 취임 후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며, 유럽 전체를 갈등으로 몰아넣은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 겸 부총리는 22일(현지시간) 몰타에 리비아 연안에서 난민 200여 명을 구조한 뒤 유럽으로 향하고 있는 네덜란드 선적의 난민구조선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살비니 장관은 "인도적, 정치적 차원에서 항구 중 한 곳을 열고, 이 절박한 사람들을 하선시킬 것을 몰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독일 비정부기구(NGO)인 '미션 라이프라인'이 운영하는 네덜란드 선적의 이 배는 현재 234명의 구조된 난민을 싣고 리비아와 몰타 사이의 해역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살비니 장관은 21일 이 선박이 난민 구조를 리비아 해안경비대에게 일임하라는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난민들을 리비아 해역에서 직접 구조함으로써 국제법을 어겼다고 비난하며, "이탈리아 입항을 기대하지 말고, 먼 길을 돌아 (배가 등록된 국가인)네덜란드로 가라"고 요구한 바 있다.

네덜란드는 살비니 장관의 이같은 말에 해당 난민구조선은 독일 NGO가 운영하는 배로, 네덜란드에서 등록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따라서 네덜란드는 이 난민선에 책임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션 라이프라인은 네덜란드의 해명 직후 온라인에 네덜란드 선박 등록증을 게재, 네덜란드를 머쓱하게 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몰타 정부가 이 난민구조선을 자국에 입항 시킨 뒤, 불법 구조를 진행한 책임을 물어 선박은 몰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아쿠아리우스'에 이어 다시 한번 이탈리아로부터 곤혹스러운 요구를 받은 몰타는 "적용 가능한 국제법과 조약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이탈리아 남부의 섬나라 몰타는 인구가 50만 명도 안 되는 소국으로, 그동안 아프리카 난민들을 거의 수용하지 않았다.

이탈리아와 몰타의 '떠넘기기' 속에 결국 '아쿠아리우스'를 자국의 동부 해안의 발렌시아에 입항시킨 스페인의 중도좌파 정부는 열흘 여 만에 똑같은 상황이 재연되자 "몰타 정부와 접촉해 '미션 라이프라인'의 난민 구조선 입항과 관련해 인도적인 지원을 제공할 의사가 있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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