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외래종인 '붉은불개미' 홍수와 가뭄에도 살아남는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 주로 서식하는 붉은불개미는 이름처럼 몸통은 적갈색, 배 부분은 검붉은 색을 띠고 있습니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이자,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교란종'입니다. 이처럼 붉은불개미가 국내외에서 위험한 종으로 분류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6~9월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왕 붉은불개미는 하루에 최대 1,500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왕 붉은불개미 한 마리만 있어도 삽시간에 무리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것이죠. 또 붉은불개미는 홍수나 가뭄에도 살아남을 정도로 환경적응력이 뛰어납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붉은불개미들은 여왕개미를 중심으로 뭉쳐 물 위를 이동하고, 가뭄 때는 굴을 깊게 뚫어 지하수층까지 내려갑니다.
■ 물리면 호흡곤란 일으킬 수도…독성 가진 붉은불개미, 실제 위험성은?
우리나라에서 붉은불개미가 수백 마리 이상 대량으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해 9월, 부산항에서 1,200여 마리의 붉은불개미가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돼 시민들이 공포에 떨었는데요. 이후 올해 2월 인천항에서 1마리, 5월 부산항에서 2마리가 발견됐고 이번에는 평택항에서 700여 마리가 발견된 겁니다. 이번에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지난해 가을쯤 컨테이너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검역 당국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붉은불개미에 물리면 붓고 가려운 증상이 생기고 발진이 나타납니다. 심한 경우 통증이 느껴지고 현기증, 호흡곤란 등 쇼크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독성 때문에 일부에서는 '살인 개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붉은불개미의 독성에 대해 알려진 내용에는 과장된 면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북미에선 한 해 평균 8만 명이 붉은불개미에 쏘이고 이 가운데 100여 명이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지만, 미국에선 붉은불개미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4명 이하로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또 지난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붉은불개미 독성에 관한 자료'에 따르면 붉은불개미의 독성 지수가 꿀벌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에서는 붉은불개미의 독성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실험을 통해 확인했는데요. 실험동물에게 독을 주입했을 때 그 중 절반이 죽는 데 필요한 독의 양인 '반수 치사량’이 붉은불개미는 8mg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컨대, 1kg 동물 10마리 가운데 5마리를 죽이려면 8mg의 붉은불개미 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반수 치사량이 1.6mg인 장수말벌이나, 0.12mg만으로도 절반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노란수확기개미에 비해 치명적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독성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나, 여러 마리에게 공격당한 경우에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