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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다시 뜨겁게!]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명량' 김한민 감독의 태극전사를 향한 메시지

[취재파일-다시 뜨겁게!]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결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생애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는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과 4년 전 브라질에서 당한 참담한 결과를 또렷이 기억하는 선수들이 받는 부담은 상당할 겁니다. 
스웨덴전 앞두고 훈련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사진=연합뉴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태극전사가 늘며 과거 선배들이 느꼈던 유럽 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이른바 ‘유로포비아’는 줄었다고 하지만 우리가 뚫어야 할 스웨덴의 벽은 높고 탄탄합니다. 날카로운 역습을 막아야 할 우리 수비진은 폴란드(지난 3월·3:2패)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지난달·3:1패) 등 유럽 팀에 연거푸 세 골을 내주며 흔들린 모습을 보였으니 어쩌면 불안한 게 당연합니다.
 

“독버섯처럼 퍼진 두려움이 문제다.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 용기는 백배 천배, 큰 용기로 증폭되어 나타날 것이다.”

 
영화 명량(2014)에서 전투를 앞둔 이순신 장군이 아들 이회에게 한 말입니다. 영화 속 대사지만 명량대첩은 역사입니다. 1597년 9월 충무공이 이끈 12척은 133척의 일본 수군을 물리쳤습니다.
영화 명량
 
‘명량’의 김한민 감독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승리로 이끈 원동력을 안다면, 아르헨티나를 막아낸 아이슬란드처럼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테니까요.  
 
김 감독은 먼저 조선 수군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꾼 성웅 이순신의 리더십을 ‘희생과 헌신’에서 찾았습니다.
 
“전쟁에서 야전사령관이 가지고 있는 압박과 부담은 감히 가늠하기가 힘들 정도였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희생과 헌신을 통해 전쟁을 준비해 나가고 전장에서 보여지는 장군의 ‘솔선수범’은 결국 모든 민초와 장졸들에게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는 단초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는 이어 죽음이 두려워 물러섰던 조선 수군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결정적 장면으로 대장선이 민초의 힘으로 회오리에서 끌려 올라오던 순간을 꼽았습니다. 
울돌목 명량해전 재연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 대장선에 걸쳐지는 수십개의 갈고리. 회오리에 휩쓸려 들어가고 있는 대장선을 구출하는 민초들의 어선. 그리고 결국 이들의 도움으로 대장선은 회오리에서 탈출하게 되는데요. 뒤로 물러나 있던 조선 수군들은 이 장면을 보고는 속도를 높여 앞으로 전진하게 되고 대장선과 함께 일본군의 배로 힘차게 전진하며 일본군의 배를 충파하게 됩니다. 충파라는 것은 배를 배로 전면에서 박아서 상대의 배를 부숴버리는 전법으로 결정적인 대장선의 구출 장면 이후 조선 수군들은 더 이상의 두려움 없이 거침없이 나아갑니다.”
 
김 감독의 말을 들으며 태극전사들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는 건 ‘붉은 악마’의 응원일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국가대표 선수들의 투혼이 예전 같지 않다지만 2002년 눈두덩이 찢어지고도 한시라도 빨리 경기장에 돌아가려던 ‘맏형’ 황선홍의 투지, 코뼈가 부러지고도 마스크를 쓰고 공중볼 다툼을 피하지 않았던 김태영의 파이팅을 끌어낸 건 경기장과 거리를 가득 메운 “대~한민국” 붉은 함성이었을 겁니다.
 
러시아 월드컵 SBS의 슬로건은 ‘다시 뜨겁게’입니다. 16년 전 뜨거웠던 여름처럼 광장을 붉게 물들여 그 열기가 러시아에 전해진다면 태극전사들은 400여 년 전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던 조선 수군의 후예답게 바이킹의 후예들에 맞설 겁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의 응원을 전합니다.
 
“두려움의 극복 바로 그 중심에 당신이 있습니다.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파이팅!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파이팅!”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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