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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안중근 유해 돌아오지 못하는 까닭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6월 6일 (수)
■ 대담 :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와대 청원 올린 학생 & 김월배 하얼빈 이공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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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와대 청원 올린 학생

- 예능 프로에서 다룬 안중근 의사 이야기에 가슴 뭉클
- '역사를 알아야 미래 알 수 있다"…우린 아직 깨닫지 못해
- 북한 영토인 안중근 의사 고향, 북한과 공동 발굴해야 해
- 관심 적은 청원 글, 종료 전까지 많은 동참 기다리고 있어

김월배 하얼빈 이공대학 교수

- 日, 하얼빈 공원 독립운동의 성지 될까 유해 인도 거부
- 2008년 유해 발굴 시도, 생활쓰레기와 지하 창고만 발견
- 유해 매장지, 구체적 사료 적어 모든 가설 열어둬야 해
- 韓·北·中·日 모두 이해관계자…상설위원회 필요



▷ 김성준/진행자:

예. 현충일인 오늘(6일) 아직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한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독립운동가의 성지라고 불리는 효창공원에는 독립운동가 일곱 분이 안장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비어있는 무덤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바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임시 묘입니다. 1910년에 순국해서 108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뤼순 감옥 공동묘지 터에서 발굴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고등학생이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하루빨리 발굴해서 고국으로 옮겨 달라는 청와대 청원 글을 올려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학생인지 한번 직접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학생의 요청으로 인터뷰는 익명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와대 청원 올린 학생:

네. 안녕하세요.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반갑습니다. 몇 학년이세요?

▶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와대 청원 올린 학생: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청와대 청원 글 올린 것 보니까 오늘까지 2,200명 정도가 동참했던데.

▶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와대 청원 올린 학생:

진짜요? 오늘 컴퓨터를 따로 확인 못 해서요.

▷ 김성준/진행자:

그래요. 좀 더 많이 동참하면 좋을 텐데 아직은 좀 관심이 적은 것 같아서 아쉽네요.

▶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와대 청원 올린 학생:

그래도 청원 종료까지 사흘 조금 넘게 남아있다고 알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기다리는 중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방송 나가는 것 듣고 또 많은 분들이 동참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애초에 안중근 의사 유골 발굴 청원을 하게 된 이유가 뭡니까?

▶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와대 청원 올린 학생:

몇 년 전에 KBS 1박 2일에서 하얼빈 특집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마지막 편에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그때 막판에 가서 뭉클했어요. 그분께서 꿈꾸었던 동양 평화가 아직까지도 이루어지지 못했고 또한 그분의 시신이 아직까지 발굴 못 됐다는 사실에서요.

▷ 김성준/진행자:

중국에 직접 가서 안중근 의사의 묘 터라든지 이런 걸 직접 본 적은 없죠?

▶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와대 청원 올린 학생:

예.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글을 보니까 우리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서 눈물까지 흘렸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우리 역사에서 어떤 부분이 제일 안타깝던가요?

▶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와대 청원 올린 학생: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조선시대부터 시작해서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그걸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임진왜란 당시 조선군을 총지휘했던 류성룡 대감은 은퇴 후에 전쟁회고록인 징비록을 남겼는데요.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과거를 잃어버리면 반성도 할 수 없고 혁신도 할 수 없다. 더욱이나 징비록이라는 책은 원래 류성룡이 과거를 알고 미래로 더 나아가라는 의미에서 쓴 책이나 당시 사대부들에게 외면을 받고 잊혀졌습니다. 황당하게도 임진왜란이 끝나고 100년도 채 안 돼서 병자호란이 또다시 터져서 온 국토가 폐허가 됐습니다. 

그런데 좀 더 어이없는 것은 그 시간에 일본에서는 징비록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한 국가에서는 반드시 전쟁이 일어나게 돼 있었습니다. 고구려도 그렇고 고려도 그렇고요. 그런데 그런 역사적 사실들을 잘 살펴보고 예전에 우리를 침략했던 적들을 잘 알아보고 역사를 공부했더라면 그때만큼 피해가 심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이미 과거에 일어난 일들인데 그걸 미처 대비 못 하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도 그렇게 우리가 과거를 기억해서 미래를 위해서 도움이 되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유해 발굴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되는 것 같은데요. 유해 발굴을 위해서 뭐가 가장 필요하다고 보세요?

▶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와대 청원 올린 학생:

우선 현재 중국은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 조건으로 북한과 함께 공동 발굴을 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안중근 의사의 고향이 황해도 지역이라 들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북한 영토가 돼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과 함께 협력해야 그나마 정통성이 있다고 봅니다. 현재 자연스럽게도 남북 회담 두 차례 동안 관계가 좋아졌잖아요. 안중근 의사 시신 발굴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 시신 발굴에 대한 의논을 했으면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참 뜻깊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은데요. 혹시 앞으로 꿈은 뭐가 있어요?

▶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와대 청원 올린 학생:

영화감독이나 각본가 같은 글을 쓰고 이야기를 만드는 직업을 갖고 싶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앞으로 노력해서 좋은 글 많이 쓸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와대 청원 올린 학생:

예.

▷ 김성준/진행자:

네. 지금까지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원 글을 올린 고등학생 연결해 봤고요. 이어서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전문가인 김월배 하얼빈 이공대학 교수를 연결해서 현재 유해 발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한번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월배 하얼빈 이공대학 교수: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선 제가 이야기 들어보니까 일본 강점기에 법률상 시체와 유해의 교부에 대해서 사망자의 친척이나 친구가 요청하면 언제든지 교부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안중근 의사가 돌아가셨을 때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유해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면 줄 수 있다고 법에 명시돼 있었다고 하던데 말이죠. 그런데 당시에 왜 인도받지 못했을까요?

▶ 김월배 하얼빈 이공대학 교수:

당시 안중근 의사가 강제로 돌아가시고 나서 그 동생 안정근과 안공근이 있습니다. 두 동생이 관동도독부 감옥에 찾아와서 말했어요. 의사님의 유해를 돌려달라고요. 그런데 안중근 의사께서 유언을 남기시길 하얼빈 공원에 묻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하얼빈 공원이 나중에 한국 독립운동의 성지가 될 것을 우려해서 그 당시 하얼빈에 있었던 가와카미 총영사가 일본 외무성에 보고해서 시체를 인도해 주지 말라고 합니다. 당시 감옥법 75조, 76조를 위반하면서까지 두 동생에게 넘겨주지 않은 것이죠.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그 이후에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나서 여러 차례 답사도 있었고 2008년에 아마 한중 공동 발굴이 있었던 것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그 당시에는 유해 발굴이 왜 실패했습니까?

▶ 김월배 하얼빈 이공대학 교수:

이야기가 좀 긴데요. 2006년 남북한이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위해서 위치 확정을 했습니다. 그때 뤼순 감옥 공동묘지를 비롯해서 세 군데 정도를 후보지로 검토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결정적인 것은 관동도독부 감옥서장 구리하라가 있어요. 구리하라의 딸, 이마이 여사가 전해준 사진에 근거했는데요. 그 사진은 관동도독부 감옥서북쪽에 천도제를 지내는 사진입니다. 그 사진에 표시해서 여기 안중근 의사가 묻혔다고 하고 한국 쪽 유해 발굴 관계자에게 건네주었는데요. 그게 바로 현재 뤼순 감옥 북쪽에 있는 관사 바로 옆입니다. 

관사 바로 옆을 2008년에 한국과 중국이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하기 위해서 발굴했는데. 나온 것은 생활 쓰레기와 탁자, 그리고 지하 창고만이 발견됐어요. 저는 이것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한국과 북한이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위한 소중한 노력을 했고, 한국과 중국이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위한 소중한 공동의 노력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북쪽 지역만큼은 아파트가 현재 들어섰는데요. 천여 평 정도가 안중근 의사님이 계시지 않다고 확인한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실제로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발굴했을 때, 우리가 예를 들어서 유전자 검사라든지 이게 안중근 의사의 유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는 충분히 갖고 있습니까?

▶ 김월배 하얼빈 이공대학 교수:

그렇습니다. 아주 중요한 질문을 하셨는데요. 안중근 의사님의 매장지가 정확히 어디라는 구체적인 사료는 사실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모든 가설은 다 열어둬야 하는데요. 의사님이 순국하시고 나서 한 두세 건의 사료가 현재 발굴돼 있어요. 의사님이 사형당한 후 관동도독부 사형집행 보고서에 보면 보고자는 관동도독부 민정장관 사토 도마구마고요. 도무라 츠타로라는 사람이 내무대신이 받았는데, 뭐라 적혀있냐면 안중근은 본일 사형 집행, 유해 뤼순에 매장이라고 적혀있어요. 

더 중요한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해 드리면요. 당시 조선총감부 통역이 있어요. 소노키 스에요시라고. 이 사람이 보고한 ‘안중근 사형 집행 사형’이라는 공식 문건이 있습니다. 내용을 잠깐 설명드리면. 살인피고인 안중근에 대한 사형은 26일 오전 10시 감옥서의 형장에서 집행되었다. 그리고 10시 20분에 아내 시체는 특별히 감옥서에 만든 신관에 이를 거두고 흰색 천을 덮어 교회장으로 운구되었다. 그리고 오후 한 시에 감옥서 묘지에 이를 매장했다고 합니다. 당시 간수의 공식 문건이 현재 발굴돼 있고요. 그리고 안중근 의사님의 공식 문건에 의하면 친관이라고 확인되어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열심히 유해를 찾아봐야 할 텐데요. 가장 중요한 조치를 하나만 꼽자면 어떤 게 필요하겠습니까?

▶ 김월배 하얼빈 이공대학 교수: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한국, 북한, 일본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요. 모두 다 이해관계자입니다. 그러다 보니 중국에서는 안중근 의사 유해 관련된 중국의 협조, 그리고 뤼순 감옥의 공동묘지를 위한 지표투과 조사 허용, 그리고 현재 안중근 의사의 가족인 안정근과 안공근의 유해도 없습니다. 유해를 찾기 위한 (중국)지방 간의 협조라든지. 북한 쪽도 중요해요. 왜냐하면 중국에서는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위해서 협력하는데 남북한이 동시 신청을 하라고 하다 보니까. 안중근 의사 고향이 황해도 해주입니다. 그래서 북한의 협력도 중요하고요. 일본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본이 당시 법을 어기며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내주지 않은 장본인이기 때문에 반드시 일본에서 자료관, 연구소 이런 쪽에 자료를 공개해야 하고요. 더 중요한 것은 국가 차원에서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국가 차원에서 현재 주무부처인 국가보훈처나 외교통상부에서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어떤 정치적 부침보다는 민간 차원에서 남북한, 한국, 중국, 안중근 의사 상설 위원회를 만들어서 끊임없이 계속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어쨌든 우리가 아까 학생 말도 있었습니다만. 과거를 잊지 말아야 미래에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처럼. 빨리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고국으로 돌려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 김월배 하얼빈 이공대학 교수:

네. 고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김월배 하얼빈 이공대학 교수였습니다.


▼ 대한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 유골 발굴 청원 링크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29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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