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양승태 사법부, 통진당 소송 결론 미리 빼낸 정황…재판장 접촉

양승태 사법부, 통진당 소송 결론 미리 빼낸 정황…재판장 접촉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옛 통합진보당 소속 비례대표 지방의원이 낸 퇴직처분 취소소송을 맡은 1심 재판부를 접촉해 잠정적인 소송 결론을 미리 파악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법원행정처가 오늘(5일) 공개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문건 중 '통진당 비례대표지방의원 행정소송 예상 및 파장 분석' 문건에는 법원행정처 간부가 재판부를 접촉하고 선고 결과를 예상하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통진당 소속 전북 도의원인 이 모씨가 의회를 상대로 전주지법에 낸 이 소송은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통진당 소속 비례대표 지방의원이 지자체로부터 강제 퇴직처분을 당하자 제기한 불복 소송이었습니다.

이 씨의 사건은 같은 취지로 제기한 소송 중에서 가장 먼저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정치권과 언론에서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정치권의 협조가 필요했던 법원행정처는 청와대도 이 판결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보고 재판 추이에 촉각을 세웠습니다.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법정책실 심의관에 지시해 이 문건을 작성해 보고하게 했습니다.

보고서에는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총괄심의관이던 심모 전 부장판사가 당시 재판부 재판장이던 A 부장판사를 접촉해 재판결과를 미리 예견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는 문건 작성자인 사법정책실 심의관이 심 전 부장판사로부터 들은 내용을 문건에 정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서에는 '재판장의 잠정적 심증 확인'이라는 문구와 함께 괄호안에 '사법지원총괄심의관-연수원 동기'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재판장인 방 부장판사와 연수원 동기인 심 전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미리 접촉해 선고결과에 대한 심증을 직접 확인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방 부장판사와 심 전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28기로 심 전 부장판사가 서울대 법대 1년 선뱁니다.

당시 심 전 부장판사는 방 부장판사를 통해 해당 재판이 '청구인용', 즉 퇴직처분이 부당하다고 결론 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파악한 것으로 문서에 기재돼 있습니다.

또 예상되는 판결 이유까지도 상세히 적혀있습니다.

심 전 부장판사가 단순히 재판결과만 짐작한 게 아니라 판결 내용까지 파악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재판부는 그해 11월 25일 이 의원에 대한 퇴직처분이 부당하다고 결론을 냈고, 문건에 적힌 청구인용 논리를 판결 이유로 내세웠습니다.

이 사건은 항소심에서 1심 판결결과가 그대로 유지됐고 2016년 5월 대법원에 상고돼 지금까지도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이 문건에는 또 1심 재판부가 청구인용 결론을 낼 경우 예상되는 정부와 정치권, 언론의 예상 반응도 적혀 있습니다.

특히 문건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국정감사에서 강한 질타를 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또 일부 보수성향 언론이 이를 기사로 부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도 분석했습니다.

또 헌재의 통진당 해산결정 의미를 축소하기를 희망하는 진보성향 언론이 비중있게 기사를 다룰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