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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장수술하러 갔다가 코 성형…군 병원 성형 수술 실태

<앵커>

저희 탐사보도팀이 군대 안에서 치료가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그런데 돈이 부족해서 의료진이나 시설은 늘리기 어렵다면서 세금으로 성형수술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군 병원에서 맹장 수술을 받고 입원했던 정 모 씨, 일병이었던 정 씨에게 군의관이 뜻밖의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정 모 씨/군 병원 코 성형 부작용 피해자 : 성형외과 군의관이 진료를 보던 저를 보고서는 '코 수술하면 훨씬 예쁘겠다, 나중에 시간 날 때 한번 진료를 보라'고, (며칠 후) 진료를 들어가자마자 코 관련해서 견적 같은 걸 내고 바로 자연스럽게 수술 일정 얘기가 나오면서 수술을 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를 하더라고요.)]

군의관 권유를 받아들여 코뼈를 깎아내고 실리콘 보형물을 넣는 성형수술을 했는데 3년쯤 지나자 코가 이상해졌다고 합니다.

[정 모 씨/군 병원 코 성형 부작용 피해자 : (사람들이) '어? 너 콧구멍이 조금 이상한 것 같아' (이런 얘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대인 관계에 지장이 있었고 스트레스가 좀 심했거든요.]

정 씨를 수술했던 군의관은 먼저 수술을 권하진 않았고  맹장 수술을 한 외과와 협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군 병원에서 미용 목적을 포함한 성형수술은 매일 한두 건씩 있었다고 얘기했습니다.

훈련 도중 다쳤을 때 군 병원 성형외과에서 신체 부위 재건 수술을 하는 건 당연히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미용 목적 수술은 국군의무사령부 규정 위반입니다.

이른바 딸기코 증상을 호소하는 하 모 씨도 군 병원에서 받은 코 성형수술이 화근이 됐다고 합니다.

[하 모 씨/군 병원 코 성형 부작용 피해자 : 어느 날 확 갑자기 빨개졌어요. (재수술 때문에 찾아다녔던 민간 성형외과는) 대부분 비슷한 대답이었던 것 같아요. (군에서 넣은) 실리콘이 과하게 들어가서 약한 피부가 이걸 견디지 못해서 코끝이 빨개지는 것 같다.]

이병 시절 문에 코를 다쳐 군 병원에 갔고 수술 동의서에 서명했는데 나중에 보니 미용 시술까지 했더라는 겁니다. 하 씨는 현재 재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3년간의 군 병원 외래 진료 건수를 보면 성형외과 진료 건수는 계속 늘어서 지난해 7천400건이 넘었습니다. 이 중 미용 목적 시술이 몇 건인지는 따로 집계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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