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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정신 차리니 사고"…日, 고령자 교통사고 비상

빨간색 승용차가 횡단 보도 앞을 지나가자마자 비명 소리가 들립니다.

자동차는 횡단 보도로 들어서던 행인들을 치고 보도로 올라서 담벼락을 들이받았습니다.

지난달 28일 오전 11시쯤 일본 가나가와현 시가자키 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입니다.

이 사고로 50대 여성이 숨지고 보행자 3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90살 할머니가 빨간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가다 벌어진 사고입니다.

[사고 목격자 : (피해자) 한 명은 의식이 없었고, 다른 사람들은 도와달라고 말했습니다.]

사고를 낸 할머니는 올해 3월 생애 마지막이라면서 면허를 갱신했습니다.

[사고 운전자 아들 : 가드레일 접촉 같은 사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큰 사고는 물론 사람을 친 적도 없었습니다. 치매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 1월 9일에는 군마현 마에바시 시에서 85살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여고생 두 명을 연달아 치어 중태에 빠트렸습니다. 차량이 대파될 정도로 큰 사고였습니다.

사고를 낸 노인 운전자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해 정신적인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사고 목격자 : (운전자가) 놀란 표정이었습니다. 어안이 벙벙한 모습으로 운전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사고 운전자 지인 : 꽤 오래전부터 운전이 이상했습니다. 왜 면허를 반납 안 하는 건지 의아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고령 사회인 일본은 75살이 넘은 후기 고령자들이 일으키는 교통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75살이 넘는 면허증 소지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에 이들이 일으킨 사망사고만 418건이나 됩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3월부터 75살 이상에 대해서는 면허를 갱신할 때 치매 검사를 받도록 했지만, 여전히 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특히 교통수단이 부족한 중소 도시나 농촌에서 노인 운전자가 많아 대형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75살이 넘는 고령 운전자에 대해서는 몰 수 있는 자동차와 운전 시간을 제한하는 한정 면허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85살이 넘으면 운전면허를 반납하자는 시민운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여전히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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