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진짜 금맥을 캤다!
멕시코 '황금세대'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멕시코와 우리는 함께 B조에 속했습니다. 태극전사와 첫 경기를 득점 없이 비긴 멕시코는 이후 승승장구했습니다. 가봉과 스위스를 격파했고 결승까지 내달렸습니다.
결승전 상대는 준결승에서 우리를 3대0으로 완파한 '네이마르'의 팀 브라질이었습니다. 멕시코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오리베 페랄타가 전반 1분 만에 균형을 깨더니 후반 30분 승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브라질은 후반 추가 시간 헐크가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습니다.
● 월드컵 8강 한(恨) 풀까?
멕시코 황금세대에 주어진 숙제는 월드컵 '8강 한'을 푸는 겁니다.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가 월드컵 무대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8강입니다. 1970년과 1986년 두 차례 올랐는데 모두 자국에서 열린 대회였습니다. 그 뒤론 단 한 번도 8강 무대를 밟지 못합니다. 1994년 미국 대회 이후 6회 연속 조별예선을 통과하며 '16강 진출 본능'을 발휘했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조별리그에서는 잘하다가도 토너먼트에서는 무너지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토너먼트 정상에 선 경험이 있는 '황금세대'라면 다를 거라 기대가 컸기에 2016 코파 아메리카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결과는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코파아메리카에선 2승 1무, C조 1위로 8강에 오르고도 칠레에 무려 7골을 내주며 무너졌습니다. 지난해 컨페드컵에서도 조별예선 2승 1무로 4강에 올랐지만 주축 선수들을 뺀 독일에 4 대 1로 완패했습니다.
도박사들의 예측도 이를 반영합니다. 유럽 대부분 베팅 사이트에서 멕시코는 16강 진출 확률이 독일에 이어 F조에서 두 번째로 높게 평가받지만 우승 확률은 개최국 러시아보다 낮은 14위권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8강 진출이 쉽지 않다고 본 겁니다.
● 오소리오 감독의 지략, 치차리토의 경험, 로사노의 잠재력
'치차리토'로 불리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는 그라운드에서 팀을 이끌 리더로 꼽힙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레버쿠젠(독일) 등 유럽 빅리그 빅클럽에서 활약한 베테랑입니다. 큰 경기 경험과 여전한 골감각은 기복이 심한 멕시코에 큰 힘이 될 전망입니다.
마지막 변수는 샛별 로사노입니다. 19살에 자국 리그에서 프로 데뷔해 지난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으로 이적했습니다. 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습니다. 최종예선에서도 4골을 넣어 멕시코 최다 득점자가 됐습니다.
이들의 활약이 황금세대와 잘 어우러진다면 이번 여름 멕시코는 마침내 한을 풀고 '엘도라도(황금의 나라)'로 불릴 수도 있을 겁니다.